저기 산이 있다, 우리 아빠산!
올라가 보자! 응. 씩씩하게 앞장선 누나를 따라 동생도 두 팔 벌려 반들반들 징검돌을 건넌다. 그 다음은 수북수북 언덕이다. 수풀을 꼭 잡고 꼭대기까지 영차영차 올라간다. 그러자 둘이 앉아 쉬어 가기 딱 좋은 민둥민둥 바위가 보인다.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반대쪽 길을 따라 쪼르르 미끄러져 내려가면 앗! 함정이다. 조심조심 피해 돌아 나간 남매를 반기는 건 너울너울 연못이다. 잔물결을 헤치고 하느작하느작 헤엄쳐 건넌다. 이번에는 또 무엇이 나올까? 굽이굽이 재미있는 장소가 가득한 이곳은 바로 우리 아빠산이다. 『아빠산』에 함께 올라 보자.
보는 재미, 상상하는 재미가 있는 『아빠산』
작가의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아빠산』은 아이의 재미있는 상상과 색다른 표현 방식을 보여 준다. 실제로 아빠가 누워 있는 모습을 옆에서 바라보면 긴 산등성이가 쭉 이어져 있는 것만 같다. 『아빠산』은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아빠산을 오르며 만나게 되는 신체 부위의 특징 또는 옷의 모양을 다양한 지형지물에 비유하고 있다. 아빠의 발톱은 반들반들 징검돌, 정강이는 수북수북 언덕, 무릎은 민둥민둥 바위, 아빠 배를 덮고 있는 조글조글 구겨진 옷은 너울너울 연못이다. 아이처럼 순수하면서도 공감 가는 표현이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게 해 준다. 특히 각 부분마다 크게 클로즈업 된 장면은 그림 안에 있는 것을 자세히 보여 주는 것과 동시에 그림 밖에 있는 것을 더욱 상상하게 만든다. 너울너울 연못을 헤엄쳐 건너면 그 다음은 어디로 이어질까? 아이들은 우리 아빠의 몸이나 자신의 몸을 대입해 생각해 보면서, 또 그림 속 아빠의 몸과 실제 산의 모습을 떠올려 비교하면서 책을 읽을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며 책을 읽다 보면 책에는 없는 나만의 새로운 발견을 할 수도 있다. 상황마다 적절하면서도 아름답게 사용된 의성어와 의태어는 책의 질감을 더욱 살려 아이들의 상상을 돕고 있다. 『아빠산』은 상상이 상상으로 이어지는 독서 경험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며 주도적으로 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