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녀의 반짝이는 꿈
어린 헤더는 혼자만의 비밀 장소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숲속의 코튼록입니다. 헤더는 밤마다 몰래 숲속 코튼록에 앉아 양 볼과 코가 빨개질 때까지 손전등으로 밤하늘을 비춥니다. 헤더의 가방에는 외계인과 우주에 관련된 온갖 책과 그림 도구들이 가득합니다. 사실 헤더는 어려서부터 간절한 꿈이 있었습니다. 바로 마법과 기적이 일어날 듯 반짝이는 별들이 가득한 우주에 가는 것이지요.
그런 어느 날, 헤더의 마음이 닿았는지 코튼록에 우주선이 내리고, 우주선을 타고 온 외계인과 헤더는 단번에 친구가 되었습니다. 마치 원래 만나기로 했던 사이처럼 말이지요. 외계인은 우주의 별들과 마법과 우주선을, 헤더는 지구의 곤충과 가족 그리고 집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언어는 필요 없었습니다. 이들에겐 그림으로도 충분히 마음이 통했고, 친절한 눈빛으로 우정까지 쌓게 되었으니까요.
다시 찾아온 우정, 그리고 깨달은 소중함
외계인과 헤더가 처음 헤어질 때, 외계인은 아마 “꼭 다시 만나!”라는 헤더의 말은 알아듣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 마음은 느낀 게 분명합니다. 헤더가 비록 시간이 흘러 할머니가 됐을 쯤이지만 정말 잊지 않고 다시 찾아왔거든요. 어린 헤더가 그려줬던 그림을 다시 손에 꼭 쥐고 말이지요. 그리고 이번엔 진짜로 함께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떠납니다. 드디어 꿈을 이룬 순간 헤더는 문득 지구에 뭔가를 두고 온 느낌이 들었습니다.
헤더는 외계인에게 그림을 그려서 보여줬습니다. 말로 설명을 안 해도 외계인은 단번에 알았습니다. 외계인의 우주선에도 그 그림이 있었거든요. 그것은 바로 가족이었습니다. 헤더와 외계인은 모두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던 것입니다. 헤더는 평생 소원이었던 우주에 간다는 꿈을 이룬 순간 그때서야 깨달았습니다. 진짜 마법과 기적은 바로 언제나 내 옆에 있는 가족이라는 것을요.
색감의 마술사, 데이비드 리치필드
《곰과 피아노》, 《할아버지의 비밀 거인》, 《개와 바이올린》 등의 이전 작품들보다 이번 그림책은 글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