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작은 마을 변두리에 작은 집이 있어요.
그 집에는 얼굴이 동그랗고 건강한 할머니가 혼자 살았죠.
할머니는 뜨개질 솜씨가 아주 좋았어요. 도시 사람들은 이것저것 뜨개질을
부탁했고, 할머니는 날마다 부지런히 뜨개질을 했답니다. 바둑판무늬, 물결무늬,
솔잎 무늬, 꽈배기 무늬…… 어떤 무늬도 술술 뜰 수 있었죠.
어느 날, 까만 나비 한 마리가 날아와 할머니의 손끝에 앉았어요.
나비는 할머니의 손 위에서 날개를 접었다 폈다 했어요.
‘이 무늬로 뜨개질을 하면 틀림없이 멋진 어깨걸이가 될 거야.’
할머니는 생글생글 웃으며 당장 뜨개질을 시작했답니다.
그런데 뜨개질의 명수인 할머니에게도 이번에는 쉽지가 않네요.
애써 뜬 것을 풀었다가 새로 뜨고 풀었다가 새로 뜨고……
할머니는 밤이 되어도 밥을 먹고 나서도 잠들기 전에도 온종일 뜨개질만 했어요.
그렇게 한참을 뜨는데, 갑자기 이상한 일이 벌어졌어요.
기다란 뜨개천이 꼼틀 꼼틀 움직인 거예요. 마치 살아 있는 물고기가 팔딱거리는 것처럼.
곧장 뜨개천이 공중으로 두둥실 떠오르지 뭐예요?
할머니는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아무래도 굉장한 걸 발명한 모양이에요.
혼자서 뜨개질을 하는 할머니의 열정과 모험,
어머니를 걱정하는 딸의 마음과 할머니의 손자에 대한 애정까지, 담백한 가족 사랑
뭐든 다 뜨개질로 뜰 수 있는 할머니의 신비한 모험, 할머니는 털실 비행기를 만들어 어디를 갔을까요?
부지런히 날개를 짜고 대나무, 철사, 삼끈으로 비행기를 완성한 할머니. 할머니는 보름달이 뜨는 밤에 손자 다쓰오가 사는 도시까지 날아가죠. 밭을 지나고 숲을 가로질러 산을 넘고 강도 건너서.
다쓰오가 사는 ‘단지’는 어디일까요? 할머니는 하얀 상자가 과자처럼 늘어선 아파트 단지 위를 몇 바퀴나 돌며 다쓰오네 집을 찾아보았어요. 사실 다쓰오의 엄마, 그러니까 할머니의 딸은 전부터 할머니에게 도시로 나와 같이 살자고 했어요. 나이 드신 분 혼자 지내는 게 마음에 걸린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