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 때리기는 아이들의 중요한 놀이
두 달 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멍 때리기 대회’는 여러 모로 화제를 낳았다. 현대인에게 뇌 휴식은 그야말로 필수 요건이 된 셈이다. 1등은 아홉 살 초등학생 소녀에게 돌아갔는데,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멍 때리기는 그야말로 아이들의 특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멍 때릴 시간이 없다. 학교와 학원을 뱅뱅 돌다가 집에 오면 숙제에 공부에 다람쥐 쳇바퀴 돌듯 기계적으로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상 탓이다. 그나마 조금 쉴 틈이 생기면 휴대폰과 텔레비전에 몰입하느라 자기만의 온전한 시간을 가질 여유가 없다. 물론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이런 대회가 생겼을까 싶을 정도로 지금 우리는 중요한 것들을 너무 많이 놓치고 있다.
사계절출판사에서 출간한 남동윤 어린이만화 『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은 그야말로 아이들에게 휴식 같은 책이다. 엽기적이지만 지극히 인간적인 매력을 풍기는 귀신 선생님과 4학년 1반 아이들이 펼쳐 나가는 매우 특별한 일상은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이다.
귀신 선생님은 사랑스러워
새 학년 첫날, 아이들은 가슴이 두근거린다.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1년 생활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4학년 1반 아이들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린 선생님은 첫인상부터 귀신처럼 무섭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라는 선생님 질문에 아이들이 일제히 “없어요!”라고 소리 지르자, 선생님은 한 시간이 넘도록 자기소개를 한다. 선생님은 “감정 기복이 심하고, 무조건 말 잘 듣는 학생을 제일 좋아하고, 학부모 만나는 걸 제일 싫어”한다. 또 “이상형은 현빈, 취미는 숙제 검사, 특기는 아이들 말 무시하기, 가장 좋아하는 날은 시험기간과 방학”이란다. 선생님의 입을 막고자 상현이가 꺼낸 질문에 선생님은 갑자기 돌변해 첫날부터 시험을 보게 한다. 과연 무슨 질문이었기에? 정말 귀신이 아니고서 이런 선생님이 세상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선생님은 엽기적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아프거나 사고를 당하면 울면서 제일 먼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