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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중동태의 세계 (의지와 책임의 고고학
저자 고쿠분 고이치로
출판사 동아시아
출판일 2019-06-12
정가 23,000원
ISBN 9788962622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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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애초에 책임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면?_ 추천의 말
어떤 대화_ 프롤로그

제1장 능동과 수동을 둘러싼 문제들
제2장 중동태라는 옛 이름
제3장 중동태의 의미론
제4장 언어와 사고
제5장 의지와 선택
제6장 언어의 역사
제7장 중동태, 방하, 사건─ 하이데거, 들뢰즈
제8장 중동태와 자유의 철학─ 스피노자
제9장 빌리들의 이야기

에필로그
중동태 소생시키기 프로젝트_ 옮긴이의 말
알코올 중독은 의지의 문제일까?
내가 걷는다면, 내 의지로 걷는 것인가, ‘걷기가 내게서 성사된 것’인가?

2020년, 일명 ‘조두순 사건’의 조두순이 출소한다는 소식에 분노 여론이 들끓고 있다. 11년 전 그의 이름으로 불리는 범죄 유형이 생겼고 출소를 1년여 앞둔 지금 그의 출소를 막아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화제다. 당시 심신미약으로 인한 감형 때문에 많은 국민이 법의 모순을 느꼈다. 조두순뿐만 아니라 술에 취한 자가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심신미약을 이유로 낮은 형을 받은 일이 종종 있다. 형법상 범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의 책임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주체적으로 행위를 제어할 능력이 떨어졌다면 행위에 대한 모든 책임을 묻기 힘들다는 것이 요지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음주 자체가 스스로 선택한, 즉 능동적 행위라고 주장한다. 누군가 강제로 술을 마시게 한 것이 아니라면 술을 마신 행위에서부터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의지는 어디서부터 우리 행동에 개입하는 것일까?

의지가 행위의 처음 단계에 있는지 없는지도 불분명하다. 현대의 뇌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뇌 안에서 행위를 하기 위한 운동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그 후 그 행위를 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의식 안에 출현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중략
이로부터 알 수 있는 것은 사람이 능동적이었기 때문에 책임이 지워진다기보다는 책임 있는 존재로 간주해도 좋다고 판단되었을 때 능동적이었다고 해석된다는 사실이다. 의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책임이 지워지는 것이 아니다. 책임을 지워도 좋다고 판단된 순간에 의지 개념이 돌연 출현한다.
-본문 중에서

그렇다면 정신질환자의 범죄는 어떨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정신질환은 자신의 행동을 제어할 정신 능력에 이상이 생겼다는 뜻이다. 설사 범죄를 저질렀다 해도 그는 처음부터 자기 행위에 책임질 수 없었기 때문에 죄를 묻기 어려울 것 같다. 행위 주체와 책임의 문제를 어떻게 이해해야 적절할까? 이 책에서 고쿠분 고이치로는 ‘중동태(中動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