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세상을 충만하게 살아가는 비법
『도미니크』는 주인공이 떠난 여행을 마치 한 편의 로드 무비처럼 따라가며 진행된다. 그렇기에 생각이 드는 즉각 움직이는 행동파인 듯하면서도, 철학적인 사색가이기도 한 주인공 도미니크의 매력이 한껏 도드라진다. 언제나 자신감 있게 행동하고, 세상이 내보이는 것들을 겁 없이 마주하며 흥미진진한 모험을 펼친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에서 더는 넘치는 호기심을 채울 길이 없자 도미니크는 곧바로 짐을 꾸려 바깥세상으로 나선다. 앞을 향해 곧장 서두르지 않고, 향긋한 냄새든 신기한 풀이든 관심을 끄는 무언가가 생기면 힘차게 달려 나가 대상을 탐구한다. ‘놀라워하는 능력’을 잃지 않고 간직하는 도미니크의 모습에서 세상의 다채로운 모습을 만끽하고 즐기는 현명한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바로 조그마한 발견에도 기뻐하고 감격하고 감탄하는 지혜다.
정신없이 몰두하던 일이 끝나자 비로소 가슴이 떨려 왔습니다. 북받치는 울음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갑자기, 산다는 것이 너무나 슬펐습니다. 그러나 삶은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그렇게 보면 아름다움과 슬픔은 너무나 다른데도 불구하고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았습니다. _ 본문에서
하지만 도미니크가 세상의 즐겁고 좋은 면만을 좇거나 겪는 것은 아니다. 크나큰 슬픔을 마주하고, 악함을 맞닥뜨리기도 한다. 인생의 아름다움을 한껏 누릴 때와 마찬가지로 슬픔도 스스로 오롯이 감당해 내고, 악함에는 정의롭고 용감하게 맞선다. 삶을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이 주체적인 개는 삶이 가진 또 다른 얼굴 역시 외면하지 않고 온전히 치러 내는 용기를 갖췄다.
윌리엄 스타이그의 첫 동화 속 주인공이자 그의 아버지를 모델로 삼아 탄생한 도미니크라는 캐릭터는 시종일관 사랑스럽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가며, 세상과 조화를 이루며 자기 삶의 진정한 주인으로 살아가는 방식을 멋지게 보여 준다.
■ 기나긴 여행의 끝에 드러난 인생의 가장 소중한 가치
길을 떠난 도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