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완벽이란 없으니까요.” _『진짜 도둑』에서
왕실 보물 창고를 지키는 정직하고 성실한 거위 가윈은 어느 날 보물을 훔친 도둑으로 몰려 억울하게 재판정에 서게 된다. 존경하는 왕과 사랑하는 친구들이 자신을 믿어 주기는커녕 한꺼번에 등을 돌리자, 가윈은 왕국을 떠나 도망치듯 날아가 버린다. 숲속에서 홀로 가혹한 삶을 이어 가는 가윈과 양심이 주는 자책감에 시달리는 진짜 도둑 그리고 가윈을 오해한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린 왕과 친구들 모두 괴로운 시간을 보내는데…….
작가는 이 세상 무엇도 완벽하지 않으며, 우리 모두 연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다른 이의 나약함을 받아들이고, 넓은 아량으로 이들을 용서하는 주인공 가윈의 모습을 통해 타인과 관계를 맺고 이어 가는 현명한 방식을 알게 하는 작품이다.
■ 나의 마음과 다른 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지혜
왕실 보물 창고에서 벌어진 도난 사건을 둘러싼 한바탕 소동을 다룬 『진짜 도둑』은 세 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다. 거위 가윈이 한순간 도둑으로 몰려 법정에서 도망쳐 나오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룬 첫 장과 시기심에 눈이 멀어 보물을 훔친 후 자책감에 시달리는 진짜 도둑의 모습을 비추는 두 번째 장, 가윈이 마을로 돌아와 마침내 왕국에 화해와 평화가 깃드는 마지막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장은 상반된 상황에 처한 두 동물을 나란히 비추는 방식으로 등장인물이 겪는 마음의 파동을 고스란히 내비친다. 처한 상황에 따라 인물이 느끼는 감정도 시시각각 다채롭게 변화한다. 동시에 여러 감정이 한데 얽히고설켜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도 보여 준다. 외부의 자극에 끊임없이 반응하고 느끼며, 파도치듯 이는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을 품는 내면의 모습을 정교하게 그려 냈다. 누명을 쓴 가윈의 답답하고 억울한 심경은 물론이고, 보물을 훔친 진짜 도둑의 심리와 그 변화 과정까지 세세하게 조명하여 누구나 쉬이 납득할 만한 깊은 공감을 이끌어 낸다. 『진짜 도둑』 속 동물들의 마음에 피어나는 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