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최악의 여름 방학
미셸은 몹시 두렵고 긴장됩니다. 엄마 아빠는 이사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미셸한테 여름 방학에 시골집에 가 있으라고 했거든요. 마르탱 형은 펜팔 친구를 만나러 영국에 간다고 하고요. 결국 미셸은 엄마도 아빠도 없이 혼자 할머니 할아버지를 따라 시골에 가야 합니다. 엄마랑 단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는 미셸은 온몸에 힘이 쭉 빠졌습니다.
여름 방학을 엄마 없이 지내야 하는 것보다 더 나쁜 소식은 미셸을 놀리고 괴롭히는 사촌 형들도 시골집에 놀러 온다는 거예요. 게다가 형들 앞에서 3미터 다이빙대에서 뛰어내려야 하고요. 다이빙에 성공하지 못하면 겁쟁이 취급을 받을 게 뻔해요. 어떡하죠? 아무래도 이번 방학은 미셸의 아홉 살 인생에 최악의 여름 방학이 될 것 같아요!
엄마 껌딱지 미셸의 사랑스러운 홀로서기
미셸은 마지못해 할머니 할아버지를 따라 시골집에 갑니다. 하지만 한껏 걱정했던 것과 달리 시골집에서의 생활은 생각보다 즐겁습니다. 처음엔 장난꾸러기 사촌 형들이 미셸을 보자마자 이불로 돌돌 말아 괴롭히기도 했지만, 곧 어울려 재밌게 놀지요. 미셸은 사촌 형들과 함께 (엄마가 알면 기겁할 누가 제일 안 씻나 내기를 하고, (보통 때 같으면 어림도 없을 헬멧 없이 자전거를 타고, (엄마가 걱정할 자전거 점프 같은 위험한 놀이를 하면서 말로 표현하지 못할 시원한 해방감을 느낍니다. 그러자 미셸을 어린애 취급하던 사촌 형들도 어느덧 미셸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주고요.
미셸처럼 아동기에 들어서면 사회적 상호작용의 범위가 가족에서 또래 집단으로 점차 커집니다. 이 시기 또래로부터 인정받는 경험은 엄마 아빠가 줄 수 없는 특별한 정서적 안정감을 주지요. 이 안정감은 가정이라는 가까운 세계를 벗어나 더 큰 사회로 진입하는 바탕이 된답니다. ‘엄마 생각을 하면 슬퍼져서 엄마 생각을 되도록 안 하려고’ 했던 엄마 껌딱지 미셸이 하루하루 지날수록 엄마한테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하나 둘 만들어 가는 것처럼요.
사랑하는 엄마, 잘 지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