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순수함과 어른의 안정감이 빚어낸
따듯한 상상의 세계, 초록색 상상 그림책
엄마가 뜨개질을 하는 사이에 아이 혼자 시간을 보냅니다. 엄마는 아이가 좋아하는 초록색을 골라
따듯한 스웨터를 뜨는 중이고요. 아이는 초록색 스웨터를 입게 되면 온통 초록이 될 거라며 귀여운 상상 속으로 쏙 들어갑니다.
아이들의 상상력은 경계 없이 무한대여서, 흔히 악어 옷을 입으면 악어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사자 가면을 쓰면 진짜 정글의 사자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그 세계를 믿고 함께하는 어른이 있다면 아마도 아이는 더욱 신이 나겠지요.
그림책 속 아이는 엄마의 스웨터를 기다리며, 초록색 털실 한 자락으로 미리 상상의 세계를 엽니다. 아이의 세계에는 항상 엄마가 함께 합니다.
“엄마, 엄마, 나 좀 봐요!”
사랑스러운 초록색 숨바꼭질
이 책의 첫 장면은 따듯한 시간을 담고 있습니다. 엄마는 아이가 있는 공간에서 차분히 뜨개질을 하고, 아이는 엄마가 있는 공간에서 초록색 상상 놀이를 시작합니다. 아이 딴에는 엄마의 스웨터를 빨리 입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 엄마를 방해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걸 겁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공간, 그리고 이런 기다림의 시간이 그림책 전체를 따스하고 안정한 분위기로 감싸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을 아이가 아니니까요. 아이는 혼자서 미리 상상의 세계로 쏙 들어갑니다. “초록색 새 옷이 생기면 나는 초록이 될 거야.” 그러면 “귀여운 애기 선인장도 되어 보고, 접시에서 도망 나온 완두콩인 척해야지. 엄마는 그게 나인 줄도 모르겠지?” 맑은 톤의 그림은 경계를 허물어 버리는 아이의 상상을 그대로 따라가며 의인화된 귀여운 선인장과 완두콩과 애벌레 들의 모습을 그려 놓습니다. 그리고 집 안의 공간에서 머물던 아이의 상상은 좀더 용기를 내어 집 밖으로까지 확장됩니다. “아! 나는 초록색 풍선이 될 거야. 높이높이 올라가서 구름을 만나야지. 그런데 너무 높이 올라가면 엄마가 나를 찾을 수 있을까?” 상상 속에서 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