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
시작은 한나 아렌트의 분노로부터
소멸 중인 사후명예
체호프의 웃음소리
어느 예언적인, 시대의 진상
갈수록 빠져들기 어려운 함정
행복은 그 자체가 목적이다
절대 수요라는 것
절대 수요와 자유
공자, 자로, 안연
즉시 부각되는 두 가지 문제
절대 수요에 관한 어떤 실험
인간에게는 많은 것이 필요 없다
구부러지고, 모호해지고, 사라지는 생존 한계선
굶어 죽은 사람도 얼어 죽은 사람도 없는 비극적인 이야기
그저 다른 사람과 똑같아지려는 것일 뿐
실행되지 못할 승인
부를 견제할 만한 것은 이제 없다
마르케스의 기상천외한 아이디어
권력은 정말 필사적으로 지킬 가치가 있는가
국가 단위의 권력과 세계 단위의 부
돈을 계승하는 것이 권력을 계승하는 것보다 쉽다
억상
상홍양이 되려는 사람이 거의 없다
오프라 윈프리는 무엇을 꺼냈을까?
부의 힘은 눈에 보일 뿐 아니라 계속 더 강해진다
민첩해진 부
화폐로 쓰기에 알맞은 것
왜 더 쓸모 있는 철이 아니었나?
화폐의 간계는 신용에서 생기고 신용 속에 숨어 있다
화폐가 창출하는 이익
한 무제가 쓴 화폐의 간계
쓸데없는 일이 사활이 걸린 일이 되다
아편이 아니라 화폐여야 맞다
『80일간의 세계일주』의 진정한 복음
사들인 하늘
전혀 모순적이지 않은 자본주의의 모순
오직 자본의 형성을 위하여
돈이 어떤 점을 넘어서면
하늘에 쌓아둔 보물
화수분
물론 기업은 여전히 실패하기는 한다
커야 안 망한다
어쨌든 물어봐야 한다, 한 사람이 어떻게 그 많은 돈을 버는지
부귀열차
명예는 밧줄일 뿐
보상 체계
명예의 독립에 관하여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
쇠락한 종교와 역사 그리고 대시간
우호적인 시간의 소로를 만들자
우리는 두 번 살 수밖에 없다
명예는 부와 권력 중 어느 것을 더 두려워할까
민주주의에 대한 새로운 승인
이상하
벤야민에게 사후명예를 돌려주기 위하여
발터 벤야민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 때문에 한나 아렌트는 ‘사후명예’라는 것에 대해 몹시 분노했다. 벤야민 사후 수년이 지나서야 몰려온 때늦은 찬사와 숭배가 그의 생전에는 조금도 주어지지 않았다는 말인가. 그랬다면 벤야민은 굶주리지 않았을 테고, 쉰 살이 되기도 전에 국경지역에서 자살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아렌트는 벤야민을 향한 마음을 로자 룩셈부르크에게도 주었는데, 벤야민보다 용감하고 생명력 강했던 룩셈부르크는 비참하게 살해당했다. 그녀 역시 사후에 명예를 얻긴 했지만, 그것은 벤야민보다 훨씬 떨어지는 것이었고 정확하거나 후련하지도 않았다.
탕누어는 말한다. “정확하고 정당한 명예에 의지할 때 우리는 비로소 어떤 기억할 만한 사람과 그들의 행동, 작품을 기억하고 찾아낼 수 있다.” 이루는 늘 이렇게 아쉬워한다. “좀 더 서둘러 살아생전에 명예를 안겨줌으로써 그들이 마음 편하게 잘 살 수 있도록 했어야만 했다”고.
명예, 부, 권력 중에서 가장 종잡을 수 없는 것을 꼽으라면 ‘명예’다. 부와 권력은 산 사람의 것인 반면, 명예는 역사의 거대한 강 속에서 결정을 이루고 마모되어 나온 눈부신 빛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후명예’라는 것도 이제는 사라지는 중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 ‘역사’는 정치경제에 비해 인기가 급락했으며, 명예는 더 이상 역사에 귀속되지 않고 매스미디어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패배나 무력감에 빠질 수는 없다. “예란, 제자가 선생을 찾아와 배우는 것이지 선생이 가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는 말처럼 우리는 좋은 것이 스스로 우리를 찾아오길 바라면 안 된다. 좋은 것이 먼 곳에서 가까스로 우리 쪽으로 오면 그것은 이미 변질되고, 부패하고, 빛을 잃은 상태이기 쉽다. 그러니 우리가 그것을 찾아서 다가가야만 한다.
이 책에서 핵심적으로 파고들 명예란 ‘이익과 무관한 기본적인 위치에 인간을 되돌려놓는 것’으로, 그럼으로써 인간의 특정한 격정, 편견, 광기, 집단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