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1부 비는 구두를 신었을까
아이스크림 눈사람
미용실에 간 눈사람
짧은 꼬리와의 만남
언제 내려왔냐?
산토끼 발자국
곰이 되는 일
달에서 온 토끼
반달
자동차 호랑이
비는 구두를 신었을까
토닥토닥 토끼야
뱀 꼬리 약속
풀무치
꽃무지
행운을 빈다
2부 모기는 십자가를 무서워할까?
목련꽃
흰돌이 땅개
악수는 내일쯤
따뜻한 별
장미와 전쟁
아이고 냄새야
느낌
참새를 심었어요
참새는 열한 마리
지상철
첫 눈길
소나기 올 때
모기는 십자가를 무서워할까?
배고픈 상어
아이고 냄새야
3부 꽃들에게 부탁
꽃들에게 부탁
기타 소리
꽃향기 담는 법
팬지꽃
수수꽃다리
새소리
산비둘기와 뻐꾸기
마중
하현달
꿈 길
소리 커튼
형광등
호랑나비
빈칸을 읽어주세요
호박벌
4부 마지막 남은 방법
봄이네 슈퍼
손거울
도깨비바늘
비행기의 고민
달 알
마지막 남은 방법
그래도 궁금해
작은 수박
경운기 대리운전
소금쟁이와 물웅덩이
우주를 굴러가는 말똥
유령 버스
탐정 셜록홈즈
개구리 한 분
해설_곰과 눈사람이 함께 사는 집의 창문은 반달 모양일까?_김륭
아름다움을 말하는 방식
이정인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이다. 2010년 동시 「긴 말 짧은 말」 외 11편으로 제8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을 수상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후 첫 동시집 『남자들의 약속』(2011년 9월 30일을 출간, 표제작이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면서 아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의 이번 두 번째 동시집『아이스크림 눈사람』에는 58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특히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 또는 겪는 살아가는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동시라는 장르가 가진 여성적 이미지가 대중성을 확보하면서 더 깊어진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아이스크림 가게 가서아이스크림콘 주세요 했더니눈사람을 안겨준다아직 눈도 코도 없는
쪼끄만 눈사람
봄눈 왔을 때
내가 만든 눈사람과
꼭 닮은 눈사람눈사람이 또 말없이 가버릴 거 같아
얼른?품었다
눈사람은 부드럽고 포근했다
―「아이스크림 눈사람」 전문
소금쟁이 아주머니가
흰 수건을 들고
소나기가 첨벙첨벙 밟고 지나간
물웅덩이를 닦고
또 닦는다
점점
맑아지는 물웅덩이
점점
깊어지는 물웅덩이
-「소금쟁이와 물웅덩이」전문
이 동시집의 표제작이기도 한 「아이스크림 눈사람」은 “안겨준다”/“품었다” 와 같은 서술어를 보듯 사물을 인간 가까이 끌어안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이스크림이 눈사람으로 치환되면서 익숙한 사물이 마치 오래전부터 기다려온 사람처럼 “부드럽고 포근”하게 다가오니까 말이다. 소금쟁이 아주머니는 “물웅덩이를 닦고/또 닦는” 행동을 수양의 과정으로 여기고 있다. 물웅덩이가 “맑아지고/ 깊어지는” 결과를 낳게 되는데 이는 소금쟁이의 끝없는 수고 덕분이다.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턱을 괴고 곰곰이 생각해곰곰이 생각하는 건곰이 느릿느릿 마음으로 들어오는 일내가 곰이 되는 일곰이 어슬렁어슬렁 숲을 거니는 일코끝으로 솔방울을 굴려보다그래, 그게 좋겠다드디어 방법을 생각해 내는 일
―「곰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