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을 잃고 한없이 작아질 때
한껏 몸집을 키우는 돼지 한 마리
어느 날, 작은 돼지 한 마리가 등장하면서 아니카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처음 봤을 때 돼지는 분명 강아지 정도로 자그마했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학교까지 쫓아가 아니카를 주눅 들게 하더니, 점점 몸집을 불려 가지요. 돼지는 책 읽기가 서툰 아니카의 기를 죽이면서 말을 더듬게 만들고, 입고 있는 옷이 이상하다고 조롱하면서 아니카의 자신감을 앗아 갑니다. 그렇게 아니카의 마음의 키가 작아질수록, 돼지는 점점 더 거대해지며 아니카에게 짙은 그림자를 드리워요.
자신감을 잃어버린 아니카는 좋아하는 노래도 부르려 하지 않습니다. 웃음거리가 되는 것만 같아 학교에 가기도 싫고요. 아니카처럼 누구나 때로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잘하고 있던 일도 어느 순간부터 할 수 없을 것만 같고, 사람들이 자신을 미워하고 욕하는 것만 같기도 하지요. 겉모습이 너무도 초라해 보여서 스스로가 부끄러워 사람들을 피하기도 하고요. 아니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니카는 스스로를 무채색 세상 속에 가둔 채 한없이 움츠러들고 맙니다.
강한 용기와 우정의 힘으로
서서히 벗어나는 돼지의 그림자
학교에서 아이들은 아니카를 놀려 대고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거대한 돼지도 함께 거들며 겁을 주지요. 선생님의 관심이 담긴 한 마디도 아니카에게는 와닿지 않습니다. 불안하고 두렵기만 한 아니카의 마음을 제대로 알아주지 않고, 도리어 아이들에게 놀림거리만 되었거든요. 누구에게도 위안과 힘을 받지 못한 채 혼자가 된 아니카는 있는 힘껏 도망칩니다. 두렵고 막막해서 어디로 가야 할지조차 알 수 없지만, 숨이 찰 때까지 달리고 또 달려 모두에게서 달아나려 합니다.
그러다 우연히 한 아이를 발견한 아니카는, 자신에게 서슴없이 말을 걸고 겁먹은 달팽이를 기다려 줄 줄도 아는 아이의 곁으로 다가갑니다.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용기를 얻은 아니카는 드디어 친구란 어떤 존재인지 알게 되지요. 그리고 소중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