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_ 우리의 거울이 되는 이야기
[1관] 불변의 희생양 메커니즘_ 쥐 변신 설화, 옹고집전, 배따라기
:: 배를 가르니 쥐새끼가 나왔다
:: 누가 그녀에게 돌을 던지나
:: 옹고집네 식구들이 웃음거리가 된 까닭
:: 쥐 잡던 날의 비극
:: 그로테스크한 속죄의 마녀사냥
:: 부재의 틈을 파고든 열등감
[2관] 열녀 이데올로기_ 열녀함양박씨전
:: 닳아빠진 엽전에 얽힌 설움
:: 그들의 인생은 날조되었다
:: 어머니, 이제 그만 죽어주세요
:: 스스로 움츠러들게 만드는 상징폭력
[3관] 처첩의 세계_ 홍길동전, 사씨남정기, 춘향전
:: 남자들에게만 편리한 세상
:: 홍 판서는 길동의 어머니를 사랑했을까
:: 호부호형에 숨겨진 욕망
:: 사악하고 음탕한 첩들의 항변
:: 춘향은 내일을 보장받고 싶었다
:: 합리적 사회 시스템이란 쇠우리
[4관] 가부장의 이중생활_ 구운몽, 옥루몽
:: 기녀들아, 순결을 지켜라
:: 추잡한 독점욕의 징표, 앵혈
:: 탐욕스러운 남자와 파렴치한 공모자
:: 우리의 눈이 어두운 것일까?
[5관] 욕망의 짝패_ 옥루몽, 홍계월전
:: 현숙한 본부인, 첩의 목을 베다
:: 누가 그녀를 투기로 내몰았나
:: 예쁜 여자는 투기하지 않는다?
:: 네 어떤 더러운 물건이기에
:: 욕망의 대결에 가려진 슬픈 진실
[6관] 무능 열전_ 흥부전, 심청전, 변강쇠가
:: 할 수 있는 거라곤 새끼 내지르는 일뿐
:: 어느 섹스중독증 환자의 핑계
:: 심 봉사의 무능함은 조작되었다?
:: 그 많던 흥부의 자식들은 어떻게 되었나
:: 가장은 무엇으로 사는가
[7관] 은폐된 패륜_ 손순매아, 헨젤과 그레텔, 장화홍련전
:: 그들이 없애려던 건 쥐 떼가 아니라 자식 떼다
:: 가진 게 자식밖에 없는 죄?
:: 효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사람들
:: 배 좌수는 왜 장화를 시집보내지 않았을까
:: 홍련이 자살한 진짜 이유
::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
지배층의 시선으로 쓰인 옛이야기 속에서
가족에 얽힌 인간의 민낯을 파헤치는 9가지 고전 독해
이 책은 2012년에 출간된 《가족 기담》을 전면 개정한 것으로, 이번 개정판에서는 내용의 전면적 보완뿐 아니라 구성 면에서도 변화를 주었다. 총 9개 관으로 나누어 주제별 고전 큐레이팅을 시도했으며,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 지성의 단련법, 지금-여기 삶에 대한 해답을 한층 쉽게 전하고자 했다. 치밀하고 발칙한 고전 비평은 물론이고, 하나의 이야기를 근현대 서구 사상가들의 이론?지식과도 입체적으로 견주었다. 고전의 이면을 들추면서 인물들의 은밀한 욕망을 재해석한 저자는,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줄 뿐 아니라 과거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은 권력자들의 행태를 비판적으로 바라봄으로써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보지 않는 사고의 전환점도 제공하고자 했다.
한편 정념, 위선, 야심, 욕망 등 인간 본성에 관한 문제들을 화제로 삼아 1관부터 9관까지 밀도 있는 이야기들을 쌓아나가는 이 책은, 마치 옛이야기들을 늘어놓은 ‘살롱’에서 전람회를 누리는 듯한 흥미로움과 신선함을 자아낸다.
이러한 전개와 구성에서 나오는 이 책의 강점은, 고전을 단순히 문학적 재미로 흡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전의 세계를 현대의 지식세계로 연결지음으로써 당연했던 가치, 체제들에 ‘왜?’라는 의구심을 품게 만들고 굳어진 관념들을 깨트린다는 것이다. 문학적 즐거움에서 지적 단련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 여정은 가족, 사회, 국가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도록 도와주고, 새로운 운영방식을 만드는 데 아이디어를 제공할 것이다.
“우리 이 애를 묻어버립니다.” 어미, 아비가 모친을 향한 효성 때문에 친자식을 생매장하려다 돌 종을 발견하고 도리어 임금에게 포상을 받는 이 이야기는 <<삼국유사>> 효선(孝善 편에 나오는 <손순매아> 이야기다. 결국 이 부부는 잘 먹고 잘 살았다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요즘 사람들의 시각으로 보자면, 정신 나간 어미 아비의 자식살인미수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