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아가일 것인가, 동생의 히어로가 될 것인가
콩콩이는 원하지도 않았는데 형아가 되어 버렸다. 새로운 아가, 동생 콩이는 엄마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한 것도 모자라 콩콩이를 귀찮게만 한다. ‘그래! 동생을 알 속으로 다시 돌려보내야겠어.’ 동생만 사라지면 다시 예전처럼 엄마 아빠의 하나밖에 없는 아가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알 속으로 돌아가!』는 첫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책을 보면 동생이 엄마 배 속으로 다시 들어가 버리면 좋겠다는 상상이 이루어질 것만 같다.
하지만 동생은 여전히 내 옆에 딱 붙어 있다. 콩콩이가 동생 콩이를 알 속으로 돌려보내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이때 현실에 낙담하고 있을 첫째들에게 묻고 싶다. 동생이 단단한 껍질에 끼어 빠져나오지 못할 때, 엄마 아빠도 없는 상황에서 동생을 구해 줄 수 있는 건 누구일까? 동생에게 박치기 기술을 가장 재미있게 가르쳐 줄 수 있는 건, 동생이 가장 따라하고 싶어 하는 건, 가장 기다리고 반가워하는 건 누구일까? 동생에게 최고의 히어로는 누구일까? 한번 떠올려 보면, 콩콩이처럼 동생이 조금씩 귀여워 보이기 시작할지도 모른다.
책을 펼치면 『알 속으로 돌아가!』의 막이 오른다
『알 속으로 돌아가!』는 하나로 길게 이어진 듯한 배경을 무대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책 속의 각 장면 끝에는 다음 장면의 배경이 조금씩 드러나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한 공간처럼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또한 등장인물들의 실감나는 묘사를 통해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엄마와 아빠에게 새로운 아가를 소개받은 콩콩이의 독백 장면은 콩콩이에게 닥칠 앞날을 예견하듯 비장한 분위기가 감돈다. 세뿔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간 콩콩이가 엄마와 아빠의 들뜬 뒷모습을 보는 장면에서도 앞으로 심상찮은 사건이 일어날 것을 느낄 수 있다. 또 작지만 중요한 역할을 해 주는 조연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작가의 또 다른 공룡 그림책 『공룡 엑스레이』에서 첫 번째로 진료를 받았던 스테고사우루스가 이번에는 푸르딩딩한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