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시선으로 여성을 그리다”
미술 역사상 처음으로 자신의 벗은 몸과 임신한 모습을
자화상으로 남긴 여성 화가 파울라 모더존 베커,
한 세기 동안 가려져 있던 그녀의 삶을 재조명하다!
메디치상을 수상한 프랑스 소설가 마리 다리외세크,
그녀의 손끝에서 살아난 독일 화가 파울라 모더존 베커
여성의 시선으로 포착한 여성 예술가의 삶
『여기 있어 황홀하다』는 프랑스의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상을 수상한 프랑스 소설가 마리 다리외세크가 쓴 독일 화가 파울라 모더존 베커의 전기다. 마리 다리외세크는 그간 『암퇘지』, 『가시내』, 『남자를 사랑해야 한다』 등의 작품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바 있다. 프랑스의 소설가가 독일의 화가를, 그것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여성 화가의 전기를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마리 다리외세크는 자신에게 잘못 도착한 정신분석학회 안내장 스팸 메일에서 파울라의 작품을 처음 보았다. 옷을 벗은 엄마와 아기의 모습이었다. 다리외세크는 이렇게 편안한 자세로 수유하는 엄마와 아기의 그림을 본 것이 처음이었다. 미술관에 가득한 성모상에 구현된 성스러운 어머니와 아기 예술의 모습이 아니라 오로지 여성이기에 알 수 있는 현실 속의 수유하는 자세를 그린 그림이었다. 깊은 인상을 받은 저자는 이 작품을 그린 이를 찾아 나섰다.
다리외세크는 파울라의 흔적을 찾아 독일 보르프스베데와 브레멘을 방문하고, 그녀가 남긴 편지와 일기를 탐독했다. 그러면서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와의 우정, 조각가 클라라 베스트호프와 나눈 삶의 고민들, 보르프스베데에서 만난 화가 오토 모더존과의 사랑, 결혼과 아이에 대한 생각, 그림에 대한 간절함을 알게 되었다.
파울라의 편지와 내밀한 일기 등 짧은 글에는 그녀의 삶뿐 아니라 그녀가 갖고 있던 생각과 고민들이 담겨 있었다. 그것은 사회가 만들어놓은 여성의 자리 그리고 화가로서의 자의식과 욕망 사이의 갈등이었다. 보르프스베데에서는 부인의 역할과 창작의 욕구 사이에 고뇌했지만 새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