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펴내며
MY COLLECTION 1 독립협회 보조금 영수증
독립문과 세 번의 독립
MY COLLECTION 2 실종자 조용익을 찾는 훈령
정미의병과 사라진 통역관
MY COLLECTION 3 조선의 영어 교재, 지석영이 펴낸 《아학편》
정약용과 지석영이 《아학편》을 논하다
MY COLLECTION 4 정읍 청년 김남두가 고향에 보낸 엽서
오시오, 경성자동차학교로!
MY COLLECTION 5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당시 손기정 사인
나는 ‘기테이 손’이 아니라 손기정이다
MY COLLECTION 6 다시 만날 동무들 사진
사진 한 장에 담긴 전쟁과 평화
MY COLLECTION 7 신탁통치에 반대하며 쓴 사직서
피로 쓴 사직서에 담긴 반탁운동 이야기
MY COLLECTION 8 콜레라 창궐로 인한 학생 귀향 명령 증명서
호열자, 1946년 해방 조선을 덮치다
MY COLLECTION 9 한국전쟁 중 차영근의 전시 수첩
난중일기, 치열한 고지전의 비극을 담다
MY COLLECTION 10 포로수용소에서 온 편지
청년 권봉출은 어떻게 북한군 포로가 되었나?
MY COLLECTION 11 한국전쟁 중 육상경기대회 기념사진
전쟁도 지우지 못하는 민중의 삶에 대하여
MY COLLECTION 12 태극기가 걸린 결혼 기념사진
결혼과 출산, 그리고 국가주의
MY COLLECTION 13 경기중학교 3학년 김장환의 일기장
대통령 생일이 뭣이 그리 중헌디!
MY COLLECTION 14 김유신 장군 기록화 전시장 사진
김유신은 어떻게 유신의 아이콘이 되었나?
컬렉터의 특별한 역사 읽기
―수집품과 대화하며 역사 속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되살려내다
흔히 ‘컬렉터’ 하면 아주 오래된 유물이나 값비싼 예술품을 수집하는 사람을 떠올린다. 그런데 여기 사진 한 장에서부터 영수증, 일기, 편지, 사직서까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묻어 있는 생활 자료를 모아 그 속에 숨은 역사의 퍼즐을 맞추는 재미에 흠뻑 빠진 컬렉터가 있다. 30여 년간 발품을 팔아 직접 찾아낸 이 자료들은 겉으로 보기에 사소하고 평범한 것 같지만, 수집품 하나하나가 가슴 뛰는 이야기들을 품고 있다. 그래서 그는 새로운 수집품을 만나면 어떤 이야기와 역사가 담겨 있는지 추적하며 끊임없이 자료와 대화를 시도한다.
이 책은 컬렉터의 방대한 수집품 가운데 시대상이 생생히 드러나고 거대한 역사적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14가지 수집품을 소개하며, 평범하지만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물건들을 통해 거대 역사에 가려져 있던 보통 사람들의 역사를 생생히 복원한다. 독립협회 보조금 영수증에 쓰인 날짜를 통해 독립문이 건립될 당시 사람들이 생각하던 ‘독립’의 의미를 다시 집어보고, 한강 다리를 몇 번이나 오갔다는 내용의 눈물 젖은 엽서에서 대한제국의 청년이 겪은 생활고와 취업난을 떠올리며, 일장기를 재활용해 만든 태극기에서 갑작스레 찾아온 독립의 환희를 느끼고, 한 고등학교의 육상대회 우승 기념사진 한 장에서 전쟁도 지우지 못한 민중의 삶을 되살려낸다.
이처럼 이 책은 컬렉터와 수집품들의 대화록이자 역사 속 ‘이름 없는 그들’과 나누는 대화이다. 어디에나 있을 것 같지만 쉽게 접할 수 없는 컬렉터의 수집품과 그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격동의 한국 근현대를 살던 사람들이 느낀 희노애락과 욕망, 좌절, 그리고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도전들을 오롯이 마주할 수 있다.
나의 수집은 단순히 옛날 물건을 찾아 모으는 행위가 아니라, 역사의 흔적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역사의 단편들을 만나고 이해하는 과정이다. 나는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자료들을 찾고 또 수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