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어제” 7p
01. 오픽 부인 14p
02. 사실주의자 19p
03. 고전파 24p
04. 바다 30p
05. 어두운 전조등 36p
06. 미루는 버릇 42p
07. 우울 49p
08. 혹평에 대하여 54p
09. 거울 60p
10. 파리 65p
11. 천재와 바보 70p
12. 후광의 분실 76p
13. 지나가는 여인 81p
14. 들라크루아 86p
15. 예술과 전쟁 92p
16. 마네 98p
17. 웃음에 대하여 104p
18. 현대성 110p
19. 아름다운, 괴상한, 슬픈 115p
20. 1848년 120p
21. 사회주의자 126p
22. 댄디 131p
23. 여자들 137p
24. 가톨릭 신자 143p
25. 신문 149p
26. “꾸며야 할 멋진 음모” 154p
27. 사진 160p
28. 진창과 황금 165p
29. 환상의 검술 171p
30. 폐기된 그림수수께끼 176p
31. 불쾌한 모럴 182p
32. 상투어들 188p
33. 마리에트 194p
옮긴이의 말 199p
생이라는 형벌을 살았던 사람,
견디기 힘든 삶의 우울을 황홀한 우울로 만든 시인, 보들레르
작가이자 저명한 문학평론가인 앙투안 콩파뇽은 “보들레르와 함께하는 여름”이라는 제목의 이 책을 시작하며, 보들레르와 함께하는 여름보다 터무니없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에게 보들레르는 “그리움과 가을의 시인”이고, “석양과 그림자”를 더 많이 예찬한 시인이었다.
보들레르에게 여름은,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여름, 영원히 사라져버린 여름이었다. 여섯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2년 후 어머니가 재혼할 때까지 “어머니의 애정을 맛보았던 그 호시절”에, 보들레르는 “작지만 조용한” 뇌일리의 “하얀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그때 이후로, 시인은 태양이 제 마지막 불꽃을 커튼을 통해 식탁 위로 비출 때의 그 “길고도 조용한 식사”를 언제까지나 추억하고 또 추억하게 된다. 그러니 보들레르에게 여름과 태양은 그 어떤 사랑보다 아름다운 것이지만 돌아갈 수 없는 향수의 대상일 뿐이다.
이 책은 프랑스 라디오 방송국인 <프랑스 앵테르>에서 여름을 맞아 야심작으로 기획한 시리즈의 하나로 진행된 ‘보들레르’ 편을 출간한 것이다. 현지에서는 방송에 이어 책도 대단한 호응을 불러일으켰다고 하니, 청취자나 독자들은 저자의 염려와는 달리 보들레르와 함께하는 ‘여름’에 크게 공감한 듯하다. 석양과 땅거미가 지는 순간을 노래하고 황혼과 그리움을 예찬한 그의 시와 산문을 읽고 콩파뇽이 전하는 보들레르의 삶과 작품 세계를 따라가다 보면, 이 시인에게 아름다운 계절보다 더 덧없는 것이 또 있었을까 싶다.
이 책에서 저자는 33개의 주제로 보들레르를 소개한다. 보들레르의 시·편지·산문을 토대로, 그가 소중하게 생각했던 사람들, 그가 거침없이 주장했던 생각들, 그리고 그의 절망과 희망에 관해 이야기한다. 쿠르베·플로베르 등 사실주의자들과의 교류, 보들레르를 라신과 비교하곤 했던 프루스트의 평가, 당대 최고의 작가였던 빅토르 위고와의 비교, 화가 들라크루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