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 6
머리말 다시 생각함 15
1장 잊혀진 문제 45
2장 제1차 세계대전의 유산 65
3장 전후 십 년 103
4장 베르사유의 종언 137
5장 아비시니아 문제와 로카르노의 종말 181
6장 반무장 상태의 평화, 1936~1938년 207
7장 병합: 오스트리아의 종말 255
8장 체코슬로바키아의 위기 289
9장 여섯 달 동안의 평화 347
10장 신경전 393
11장 단치히를 위한 전쟁 447
주 495
참고문헌 506
연표 514
인물소개 522
옮긴이의 말 547
“벼랑 끝 전술과 유화 정책의 잘못된 만남”
제2차 세계대전은 여러 모로 이전의 전쟁과는 양상이 달랐다. 육지에서는 참호전으로 대표되던 절대방어의 개념이 무너졌으며, 하늘에서는 민간 폭격도 불사하는 폭격기가 총력전이라는 새로운 전쟁의 시대를 고했다. 한편, 바다에서는 거대한 함포를 자랑하는 전함 대신 항공모함이 해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양상이었다.
히틀러를 포함하여, 전쟁에 얽힌 국가의 정상들 중 진정으로 전쟁을 원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한편에서는 아무런 준비도 계획도 없이 그저 “더 잃을 게 없으니 무력도 불사하겠다”고만 떠드는 허풍장이 히틀러가 있었고, 다른 한편에서는 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겠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유화정책”만을 시도하는 영국과 프랑스의 정치인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을 폴란드, 체코, 오스트리아 심지어는 볼셰비즘에 대한 혐오를 넘어 강대국으로 인정받고 싶은 소련까지, 복잡한 상황을 통해 각자 자국 내 권력과 국가 이득을 거머쥐려는 사람들이 맴돌았다.
저자는 히틀러의 행동 동기를 권력, 그리고 강인한 모국에 대한 열망으로 해석한다. 다른 나라의 여느 정치인과 별다를 것 없는 동기다. 그러나 히틀러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그의 행동방식에 있었다. 그는 행동하기보다 기다렸고, 실력행사보다는 큰소리를 치는 것을 더 좋아했다. 지금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소위 “벼랑 끝 전술”이다. 반면 히틀러의 맞수가 되어야 할 주요 국가 대표들은 이런 히틀러의 전술에 속수무책이었다. 히틀러는 군비를 은폐하는 대신 부풀렸고, 대규모 전쟁을 준비하는 ‘척’만 했다. 이런 방식으로 히틀러는 상대가 자신이 원하는 일을 알아서 가져다주기를 기다렸다.
“전쟁은 독재자 한 명의 사악함이 아니라
선량한 다수의 실수에서 일어난다”
저자를 이를 증명하기 위해 당시의 외교 기록과 히틀러의 공식 및 비공식 발언, 전후의 전범재판 기록과, 전쟁 이전과 전쟁 기간 내 주요국의 통계 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