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픈 어린이의 마음까지 위로해 주는 이야기
『건강해진 날』은 같은 시리즈에 속한 전작 『비 오는 날 집 보기』처럼 집 안에 홀로 머물러야 하는 어린이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비 오는 날 집 보기』가 엄마의 부재라는 상황을 비 오는 날 특유의 정취로 표현했다면, 『건강해진 날』은 며칠째 이어진 열 기운으로 조금은 피곤하고 나른한 감정을 그린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종이접기도, 그림 그리기도 “아주 잘하게 되었지만” 아무래도 혼자서는 기쁘지가 않다. 아이는 나비가 되어 맘껏 멀리 날아가는 상상을 하며 외출하고 싶은 마음을 달랜다. 병이 낫기만 한다면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상상이 아픈 아이가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기대다. 외출을 간절히 기다리던 아이의 방문에 드디어 찾아온 노란 나비의 노크. 아이는 과연 나비를 따라 친구를 만나러 나갈 수 있을까?
머잖아 다시 친구들과 뛰어놀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주는 그림책
이 작품은 ‘코로나 19’ 확산 이후로 야외 활동에 어려움이 생기고, 실내 생활에 익숙해져야 하는 지금의 어린이들에게 새롭게 읽힐 지점이 있다. 질병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력이 전에 없이 커진 코로나 시대에, 병이 곧 나아서 친구들과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은 남다르게 와닿는다. 병이 깨끗이 나은 치이를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함께 놀자는 친구들의 목소리다. 세계와 고립되어 방에서 혼자 지내던 치이의 “엄마, 오늘은 밖에 나가도 돼?”라는 물음은 어른 독자들에게도 이전과 다른 느낌으로 실감된다. 우리는 누구나 언제라도 아플 수 있지만, 병은 치유되고, 일상은 회복될 수 있다. 건강을 되찾음으로써 일상으로 돌아가는 이야기 구조는 비단 몸의 건강뿐 아니라 병에 대한 염려와 두려움으로 지친 마음의 건강까지 빌어 주는 듯하다. 이제까지 당연하게 여겨 왔던 일상의 소중함을 누군가에게 다시 한번 약속받고 싶은 시대에 긴한 위로가 되어 주는 작품이다.
치히로의 그림책 정신을 사랑으로 되살리다
한편 『건강해진 날』은 이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