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아련히 머무르는 감성 웹툰 <헬로 사이공>의 작가, ㅎㅂㅆ
두 도시의 어색한 풍경에 점차 물들어 서로 닮아가는 아이들,
그 평범하지만 잊지 못할 하루를 그려내다.
베트남에서 사는 동안, 작가는 낯선 문화와 낯선 감정을 느꼈습니다. 먹는 것, 사는 곳, 타는 것, 심지어 쉬는 모습과 방법들까지 지금껏 서울 사람으로 살아온 지난날과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사는 일이 좀 어렵긴 했지만, 화나는 건 아니었습니다. 왜냐면 그것은 ‘알지 못했던 다른 삶’이지, ‘알 필요 없는 틀린 삶’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문화’라고 우리가 일컫는 진지하고 다소 무겁기도 한 주제는 실은 눈을 떠서 눈을 감기까지의 하루가 아주 조금씩 다르게 생겼다는 단순한 뜻에서 출발합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부엌에서 밥 냄새가 나는지, 아니면 펜케잌과 시럽 냄새가 나는지 또 학교에 갈 때 스쿨 버스를 타는지 부모님이 태워주는 오토바이 뒤에 타는지, 이처럼 아주 일상적이고 당연한 모습들의 차이를 새롭게 배우며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개념입니다.
작가가 한국에서 건물을 설계하고 그림을 그렸던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 사람들이 이용할 공간을 그려내는 일을 맡았던 것처럼, 다른 문화권에서 서로 다르게 살아왔어도 공통적으로 나누고 도울 수 있는 삶의 모습들이 존재합니다. 서울의 한강에서도, 같은 이름을 지닌 다낭의 한강에서도 고된 하루의 기억을 흘려보내고 신선한 강바람을 들이마실 수 있듯이 말입니다. 서울에 사는 베트남 혼혈인 아이와 다낭에 사는 한국 혼혈인 아이 역시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있든 서로 닮은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공감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닮아가는 하루하루에서 더 많은, 더 다양한 모습들과 공감을 이어 나가는 것, 그것이 다름 아닌 ‘다문화’ 그 자체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