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살인 은유는 로봇인 러드들에게 감정을 가르치는 필러입니다. 은유는 엄마와 앵무새 비비와 살고 있지만 엄마와 비비는 밖에 나가지 못하고 숨어서 지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인간이 아닌 로봇 러드가 지배하는 세계. 엄마와 앵무새는 그 세계에서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러드들은 필러에게 7단계의 감정 교육을 받습니다. 재미, 화, 공포, 성취감, 사랑, 슬픔, 연민 이렇게 일곱 가지 감정을 습득하게 되면 눈에 필라인이 추가됩니다. 러드에게는 필라인 숫자가 권력이 되기도 합니다. 은유는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 사라진 오빠가 늘 궁금합니다. 오빠는 어디로 간 것일까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필러들이 하나씩 사라지게 됩니다. 은유는 친구 희수가 납치되는 것을 목격하고 두려움에 빠집니다. 그리고 자신의 필러가 사라졌다며 휴이라는 러드가 은유를 찾아옵니다. 휴이를 보고 반가워하는 비비와 놀란 눈으로 쳐다보는 엄마. 휴이는 은유에게 자신의 필러가 되어 달라고 제안을 합니다.
제7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심사평
『필』은 진보적이며 비현실적이만 미래적이고 디스토피아적인 독특한 AI SF 소설이다. 매우 설득력 있게 잘 짜인 구성이 흥미롭게 전개된다고 느끼는 이유는 현재의 인간 세상을 비유적으로 잘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과 러드가 헷갈릴 정도로 내용을 주고받는 드라마틱한 전개가 좋았다. 어린이 청소년 동화 중에서 오랜만에 특별한 장르를 만났고 중반까지 잘 전개되고 있어 후반부와 결말도 잘 마무리되길 기대하게 하였는데 다행히 실망시키지 않아 더욱 반가웠다. 단순히 어린이만을 위한 SF 동화가 아니다. 인간의 본질에 대해 탐구하는 매우 의미 있는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는 동화소설이다. 어른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특정 장르화된 동화의 내용 형식에서 벗어나 우화적이면서도 나와 타인에 대한 존재론적 고민을 하게 하는 철학 동화소설이다.
-오성은(심사위원
책 속에서
뇌파 분석을 통해 감성 지수, 공감 지수 90이 넘는 인간은 러드들의 필러가 되었다.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