봐라!
오늘 아침 저 틈새
큰일을 해냈다.
노란 민들레
노란 씀바귀
저 꽃 피우느라
제 몸 더 갈라져 아팠을
틈새.
햇볕 한 줌
빗물 한 모금
절대
허투루 쓰지 않아
틈새는.
- 「틈새정신」전문
틈은 ‘잘 보이지 않는다.’, ‘비좁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문 틈, 바위 틈 등 온갖 틈은 비좁다. 그리고 그리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틈을 만드는 주체도 있다. 처음에는 ‘틈’을 찾아 볼 수 없지만 ‘제 몸 갈라’져서라도 틈새를 만들고 ‘노란 민들레’, ‘노란 씀바귀’를 틈새로 밀어내고 있다. ‘틈’이 제 몸을 갈라서 틈을 만들고 그 틈새로 노란 민들레, 노란 씀바귀를 밀어낸 것이다. 햇볕 한 줌, 물 한 줌으로. 보이지 않는, 아무도 관심두지 않는 틈새의 고통과 경이로움을 시인은 지켜봤다. ‘절대/ 허투루 쓰지 않’는 ‘틈새’의 세계를 지켜보면서 세상의 이치를, 자연의 이치를, 틈새의 존재를 느끼고 말하고 있다.
시골집
텅 빈 집에 사는 바람은
꼭 닫힌 창문 틈으로
송홧가루를 나른다
아카시아 향기를
한 움큼
안방까지 들여다 놓는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피었다 지는
꽃향기도 모두
방안으로 날라다 놓는다.
어쩌다 한번 시골집에 가서
달칵, 방문을 열면
온갖 향기가 뒤섞여
먼지발로 뛰어 나온다.
- 「시골집에 사는 바람」전문
그런데 ‘틈’은 아주 오래전, 어디에서든 존재했다. ‘창문 틈’으로 ‘텅 빈 집에 사는 바람은’ 누가 보거나, 관심을 두거나 개의치 않고 ‘송홧가루’며 ‘아카시아 향기’며 ‘온각 향기’를 ‘계절이 바뀔 때마다’ 모두 ‘방안으로 날라다 놓’는다. 그래서 시골집은 늘 ‘온갖 향기가 뒤섞여/ 먼지발로 뛰어’다닌다. 시골집이 바람에게 작음 틈을 내어주어서인지, 작은 틈으로 바람이 비집고 들어서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닫힌 창문 틈’으로 이루어진 일들이다.
틈은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것이다. 아귀가 꽉 맞물려 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