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순간에 세상에서 가장 낯선 존재가 되어 버린 나의 소중한 형제
제이슨 형이 하루아침에 남자에서 여자로 바뀐 거라면, 나도 그럴 수 있을까? 난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다. -본문에서
난독증을 앓고 있는 데다 주목받는 것이 가장 싫은 성격인 샘에게 형은 어릴 적부터 우상이자 친구이자 자신을 가장 아껴 주는 보호자였다. 국회의원에서 이제 장관이 된 엄마와 엄마의 보좌관인 아빠는 늘 바빴고 아이들의 성장을 느긋하게 지켜봐 줄 여유가 없었다. 제이슨 형은 그런 상황 속에서도 흠잡을 데 없이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이었다. 학교에서 인기가 많을 뿐만 아니라, 축구 유망주로 아스널 아카데미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을 정도였으니까. 그러나 어느 순간, 샘은 형이 조금씩 달라졌다는 걸 느낀다. 한없이 친절하고 살갑던 형에게서 감지된 비밀의 냄새. 그리고 제이슨이 샘에게 “난 네 형이 아니라 누나인 것 같아.”라고 말하는 순간, 샘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린다.
“난 형이 낫기를 바랄 뿐이야.” -본문에서
샘이 세상에서 가장 아끼던 사람은 이제 세상에서 가장 낯선 존재가 되어 버렸다. 진보적인 성향을 가졌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편견에 사로잡힌, ‘트랜스젠더’라는 단어조차 제대로 꺼내지 못하는 엄마 아빠의 혼란, 퍼진 소문으로 인해 학교에서 가장 주목받는 존재가 된 샘의 막막한 두려움은 제이슨의 용기 있는 고백을 한순간에 걸린 어떤 ‘병’으로 치부하게 만든다. 블랙 코미디를 보는 듯한 부모님의 행동과 그 잔물결 속에서 형을 바라보는 서술자 샘의 시선은 ‘낯섦’과 ‘다름’을 마주한 가족의 사실적인 모습을 한 편의 연극처럼 몰입감 있게 전한다.
◆ 우리는 모두 진정한 ‘나’로 살고 싶다
“그러지 않으면 내 인생 전체가 거짓이 될 테니까. 난 그렇게 살 순 없어.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진정한 나로 살아야 해.”-본문에서
제이슨은 진정한 자신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용기 있게 나서지만, 그의 행보는 주변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