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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디어 마이 네임 : 이름이 지워진 한 성폭력 생존자의 진술서 너머 이야기
저자 샤넬 밀러
출판사 동녘
출판일 2020-06-30
정가 19,800원
ISBN 9788972979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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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1 … 12
2 … 54
3 … 92
4 … 124
5 … 158
6 … 200
7 … 228
8 … 297
9 … 333
10 … 380
11 … 397
12 … 426
13 … 450
14 … 483

감사의 말
부록: 에밀리 도의 피해자 의견 진술서
“그는 감방에 앉아 있을지는 몰라도,
자기 몸에서 내쫓긴 기분이 어떤 건지 절대로 모를 것이다”
이름을 숨긴 채 살아가는 성폭력 생존자의 일상
그 숨 막히는 미로에 관한 슬프고 아름다운 기록

반세기가 지나 세상에 알려진 ‘위안부’ 문제부터 최근의 ‘n번방’ 사건까지 충격을 안긴 성폭력 증언의 현장에는 늘 피해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다른 범죄 피해자와 달리 성폭력 피해자의 대다수는 이름을 숨긴 채 평생을 살아가거나 신고조차 포기한다. 포토라인에 선 가해자를 향해 울부짖거나 원망을 퍼붓는 모습도 볼 수 없으며, 기사에는 늘 A씨나 B씨로 이름이 지워진 채 언급된다. 그 많은 피해자들은 사건 이후 어떤 일상을, 어떤 생각과 어떤 기분으로 살아갈까? 2015년 미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스탠퍼드대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이자 이 책의 지은이 샤넬 밀러도 피해자의 ‘얼굴’을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1월 17일 밤, 자신이 피해자가 되기 전까지는.
강간 키트 검사를 마친 후, 밀러가 얼결에 받은 허름한 책자에는 그가 앞으로 겪게 될 지옥 같은 시간이 적혀 있었다. “사건 이후 0~24시간: 무감각, 경미한 어지럼증, 알 수 없는 두려움, 충격/ 2주~6개월: 건망증, 탈진, 죄책감, 악몽/ 6개월~3년 이상: 고립감, 기억이 갑자기 한 번씩 되살아남, 자살 충동, 일을 하지 못함, 약물 남용, 관계의 어려움, 외로움.” 예언은 적중했다. 매일 매 순간 깨닫는 피해자라는 신분,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눈물, 집 안에서도 엄습하는 공포, 딸의 피해 사실을 전해 듣는 부모님의 처음 보는 표정, 슬퍼하는 동생과 애인에게 괜찮다고 말하는 일의 고단함, 직장 상사와 친구들에게 아무 일 없는 척할 때의 메스꺼움, 불규칙한 재판 일정으로 무너져가는 삶의 계획들과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자신에 대한 의심까지.
이 책은 성폭력 피해자가 된 지은이의 일상과 감정 변화를 세밀하게 그려내며, 지은이의 시간과 내면으로 독자를 깊숙이 끌어당긴다. 유려하고 흡인력 있는 문장들이 성폭력 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