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의 얼굴 달이 빚어낸 매혹과 환상의 세계
밤이 되면 달은 어김없이 떠오른다. 하지만 오늘밤 달은 어제 본 것과 다르다. 항상 그 자리에 있지만 매일 다른 얼굴을 하는 달은 그 신비로움으로 오랫동안 사람들을 매료시키며 무한한 이야기의 원천이 되어왔다. 여기, 만화계의 이야기꾼으로 떠오른 작가가 달의 이름을 빌려 빚어낸 작은 이야기들이 있다. 『달이 속삭이는 이야기』라는 제목하에 묶인 서른 편의 이야기들은 천의 얼굴을 가진 달처럼 신비롭고 독특한 매력을 선보이며 독자들을 환상의 세계로 초대한다.
『달이 속삭이는 이야기』는 마치 종합선물세트를 연상케 한다. 각기 다른 소재와 등장인물, 시공간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들이 즐거움의 스펙트럼을 빈틈없이 채운다. 남녀노소는 물론 마녀, 외계인, 도깨비, 신 등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등장인물과 동서양, 지구와 우주, 과거와 미래를 종횡무진하는 배경까지, 그 어떤 제약도 없이 마음껏 뻗어나간다. 독자들은 한 권의 책에 담긴 다채롭고 기발한 발상에 놀라고, 그 각양각색의 소재를 매끄럽게 이끌어나가는 스토리텔링 능력에 또 한번 놀라게 될 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종횡무진 오가며 펼쳐지는
독특하고 신비로운 이야기, 서른 편
서른 편의 이야기가 불러오는 감정의 결 또한 변화무쌍하다. 다정하고 포근한 이면에 처량하고 서늘한 야누스의 면모를 가진 달처럼 온갖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각 이야기 속에 공존한다. 하나의 장르로 콕 집어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이야기들은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지만 어느 한 편도 완성도와 묘미에 소홀함이 없다.
『달이 속삭이는 이야기』의 또다른 특징은 신화와 설화, 동화 등 널리 알려진 이야기를 모티브로 즐겨 삼는다는 점이다. 도깨비 설화를 바탕으로 한 「도넛과 도깨비」나 그리스 신화를 빌린「대장장이의 딸」에 등장하는 도깨비와 대장장이 신은 이미 친숙한 존재이다. 그러나 이야기는 익숙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른다. 원작과 다른 김달만의 메시지도 드러난다. 누구나 아는 소재를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