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어떤 날을 위한 처방전
1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때
. 시작하는 날_ 엉뚱한 꿈이 널 좋은 곳으로 데려갈지도 몰라
. 새로운 만남이 두려워지는 날_ 너의 특별함을 숨기지 마
. 더 노력하지 않은 내가 부끄러워지는 날_ 너무 지쳤다면 잠시 쉬어도 괜찮아
. 내가 지고 있다고 느껴지는 날_ 승리가 꼭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야
2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과 화해하고 싶을 때
. 엄마-사람과 평화롭게 공존하고 싶은 날_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다고 해서 소통이 의미 없지 않아
. 내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는 날_ 예쁘다는 말로는 충분하지 않을 만큼 넌 멋져
. 먹고사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고민하는 날_ 틈틈이 하고 싶은 일을 해도 무너지지 않아
. 곤란한 질문을 받은 날_ 무례한 질문에까지 답할 필요는 없어
3부 더 좋은 세상에서 살아가고 싶을 때
. 소소한 불편들이 참을 수 없어지는 날_ 왜 여자들은 화장실에서 오래 줄을 서야 할까
. 혐오 표현이 궁금해지는 날_ 말은 언제나 칼이 될 수 있으니
. 남자와 여자, 그 이분법이 불편해진 날_ 성별이 그렇게까지 중요해?
. 내가 나쁜 사람이 될까 봐 걱정스러운 날_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는 최강 주문
4부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을 때
. 뭔가를 놓치고 있다고 느낀 날_ 남들과 다른 것을 볼 때 남들과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 읽어도 제대로 읽은 것 같지 않은 날_ 앞선 이야기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 멋진 미래를 상상하고 싶은 날_ 이야기를 가진 사람, 친구를 초대할 수 있는 사람이 부자야
. 기적을 바라는 날_ 외로울 때 다른 외로운 존재를 돌아보라
쓸모없는 독서의 쓸모
절대반지처럼 영험한 효력을 가졌다며 책 읽기의 쓸모를 홍보하는 자기계발서들이 있다. 꼭 절대반지까지는 아니더라도 독서의 효용, 독서법 등을 안내하는 책들도 많다. 혹은 주요한 고전들을 요약해서 수많은 책을 맛보기처럼 진열한 책도 꽤 많이 보인다. 이 책들이나마 독자에게 가닿기를 기대한다면 요행을 바라는 것일까. 그만큼 책 권하는 일은 쉽지 않고, 읽지 않던 사람이 읽게 되는 기적도 흔치는 않다. 저자 박현희는 이 책을 시작하는 장에서 《데미안》으로 밤을 새운 중학생 박현희를 기억한다. 학교 도서관에서 훔치듯 빌린(그때는 대출이 불가한 시대였기에 그 책을 집에 돌아와 허겁지겁 읽기 시작했다.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 어느새 작은 창문으로 희미하게 새어 들어온 새벽과 마주했다. 그렇게 맞은 새날, 온종일 이상한 흥분에 휩싸여 밤을 새운 피곤함은커녕 거부할 수 없는 전율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는 단박에 알아챘다. 이 한 권의 책을 읽은 나는 읽기 전의 나와 더는 같을 수 없다고. 살아가는 내내 책이 주는 달콤한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고 예감했다. 그리고 한 권의 책을 읽을 때마다 읽기 전의 나와는 다른 나로 늘 새로이 살아가리라 확신했다. 그리고, 그렇게 살고 있다.
중학생 박현희가 지금의 박현희가 된 이 한 장면은 그 현장에서 그가 느낀 짜릿함을 한 번이라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쉬 공감할 수 없다. 뭐야, 겨우 《데미안》 한 권에 남은 인생이 어떨지 확신해? 이런 의아함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책이라는 도구를 다른 것으로 대체하면 비슷한 경험을 다 가지고 있다. 잠깐 해 보았을 뿐인데 테트리스 막대기가 자는 내내 눈앞에서 떨어질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배그에 빠져 있다가 뻐근한 어깨와 마디마디 쑤시는 손가락을 겨우 움직여 고양이세수를 할 때, 휘핑크림 멋들어지게 올려진 카라멜마끼아또를 입안 가득 품었다가 눈을 감고 목구멍으로 살짝 밀어 넣을 때, 우리는 이 기쁨을 오늘로 끝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