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만점 채소들과 흥미진진한 한 판 승부를
“다 잡았다. 이제 너희를… 잡아먹겠다!” 이런,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잡아먹겠대요! 그래서 잡아온 거예요. 그런데 이 채소들은 도통 겁을 먹지 않네요. 오이랑 파프리카는 피식피식 웃고, 브로콜리는 콧방귀를 뀌고, 성깔깨나 있어 뵈는 당근은 손을 허리에 턱 짚더니 “네가?” 하고 되물으며 아예 대놓고 비웃는 걸요.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죠?
편식하기 쉬운 영유아기, 채소에 거부감을 갖기 시작하는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에요. 이 책을 읽으면 반드시 채소와 친해질 테니까요. 장난기 넘치는 글과 단박에 눈길을 사로잡는 개성 만점의 앙증맞은 캐릭터들이 활기차게 어우러졌어요. 다채로운 색감과 귀엽고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 간결하면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전개 방식 덕분에 아주 어린 독자들도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 수 있지요. 보드북이라 책장을 넘기기도 쉬워요.
채소와 친해지는 그림책, 내가 주인공이 되는 그림책
이 그림책에서 화자는 글로만, 목소리로만 존재할 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요.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독자 스스로가 어느새 슬그머니 화자이자 주인공이 되어서, 빤히 눈을 맞추며 맞서는 만만치 않은 채소 녀석들을 상대하게 된답니다. 잡아먹힐 생각이라곤 눈곱만큼도 없고, 심지어 자기들을 잡아먹지 못할 거라고 주장하는 이 앙큼한 채소들과 엎치락뒤치락 한 판 승부를 벌이는 거예요. 겁도 없고 도망도 잘 치는 녀석들이니 잘 감시해야 해요. 눈 깜짝할 사이에 데굴데굴 굴러서, 풍덩풍덩 헤엄쳐서 도망치니까요. 얼른 쫓아가서 냉큼 잡아다가, 또 다시 도망치기 전에 뚝딱 요리해서 얼른 먹어치워야 해요. 그래야 이길 수 있거든요.
이 책을 읽으면 채소가 먹고 싶어진답니다. 정말이에요. 자, 다 같이 채소를 잡으러 갑시다. 아삭아삭 오이랑 새콤달콤 파프리카를 잡자고요. 야들야들 상추도 잡아보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