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끼리한 노란색 스웨터에 무릎까지 내려오는 찰랑찰랑한 플리츠 스커트를 입은, 결코 세련되었달 수 없는 여자 아이가, 키도 자기하고 엇비슷하고, 자기만큼이나 세련되지 못한 토끼와 어깨동무를 하고 앞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 아이의 단춧구멍만한 눈과 얄팍한 입술은, 이 꼬질꼬질해 보이는 못난이 토끼 인형이 너무도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얘가 바로 알도예요!” 이렇게 신이 나서 외치는 달뜬 목소리가 들려 오는 것 같다. 어른들이 이제는 있었는지조차 가물가물한 어린 시절을 돌이켜볼 때에 떠올리는 모습대로, 이 아이의 환한 ...
파르끼리한 노란색 스웨터에 무릎까지 내려오는 찰랑찰랑한 플리츠 스커트를 입은, 결코 세련되었달 수 없는 여자 아이가, 키도 자기하고 엇비슷하고, 자기만큼이나 세련되지 못한 토끼와 어깨동무를 하고 앞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 아이의 단춧구멍만한 눈과 얄팍한 입술은, 이 꼬질꼬질해 보이는 못난이 토끼 인형이 너무도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얘가 바로 알도예요!” 이렇게 신이 나서 외치는 달뜬 목소리가 들려 오는 것 같다. 어른들이 이제는 있었는지조차 가물가물한 어린 시절을 돌이켜볼 때에 떠올리는 모습대로, 이 아이의 환한 표정은 아무 걱정도 고민도 없어만 보인다. 하지만 정말로 어린 시절을 어렴풋이나마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어린 시절은 언제나 이런 모습이라고 여기지는 않는다. 어린 시절에도 그 나이만큼의 고민거리와 걱정거리가 있게 마련이니까. 텔레비전을 볼 때에도, “정말 신이 나게” 맛있는 선데이를 먹고 있을 때에도, “아주 많은” 장난감을 갖고 놀 때에도, 언제나 부러운 눈으로 다른 아이들을 힐끔거리는 이 아이의 굳은 얼굴은 무슨 걱정거리가 있는지 좀체 펴지질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뚱한 얼굴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가장 환한 얼굴로 바꾸어 놓는 마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알도”라는 마법의 주문이다. 마음 맞는 짝패나 마음을 터 놓는 친구는 어른이 되어서도 당연히 가질 수 있지만 알도 같은 친구는 꼬마들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