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여름 바다에 담긴
진실된 행복, 진실된 친구의 의미
어느 여름날 아침, 바닷가를 찾은 두 모녀의 앞에 간절하게 구조를 요청하는 편지가 담긴 유리병이 넘실대던 파도에 떠밀려 옵니다. 호기심 많고 자신감 넘치는 소녀 마리아는 편지에 쓰인 문장이 이끄는 대로 노란 부표, 방파제 끝, 바다 아래 비밀스런 동굴을 찾아 거침없이 파도를 향해 풍덩 다이빙하고 햇살도 달빛도 닿지 않는 깊은 바닷속을 헤엄쳐 나아갑니다. 편지를 보낸 주인공은 어부의 그물에 사로잡혀 어항 속에 갇힌 인어였습니다.
인어는 자기를 풀어 주면, 마리아에게 진주 목걸이와 수많은 보물들을 주겠다고 속삭이지만, 마리아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다른 것이었습니다. 인어의 진주 목걸이를 욕심내지 않았을 때, 마리아에게 어떤 특별한 선물이 주어졌을까요?
바다 밑 저 아래로 스르르 흩어지는 진주 목걸이를 뒤로하고 자유를 되찾은 인어의 모습은 끝내 물거품이 되어 버린 안데르센의 인어공주를 떠올리게도 하지만, 이 이야기의 결말은 그와 달리 독자들에게 자유와 행복, 그리고 진실한 친구에 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을 만한 아름다운 바닷가에서의 일상을 아이의 눈과 마음으로 담아 낸 이 그림책은 보는 내내 긴장과 재미를 주며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바닷속을 자유롭게 헤엄쳐 다니는 아이와 어항 속에 갇힌 인어가 서로를 발견하고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이 환상적이면서도 아름답게 흘러가기 때문입니다. 신비로운 편지를 발견한 소녀의 기대와 두려움, 호기심, 교감 등 등장 인물의 심리 변화를 따라가면서 보는 것 역시 큰 즐거움일 것입니다.
여름 바다를 아름답게 담아 낸
현실과 환상이 어우러진 이국적인 그림
매력적인 이야기만큼이나 섬세하게 연출된 일러스트레이션 역시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여름 바닷가 특유의 시끌벅적하고 경쾌한 느낌은 없지만, 오히려 그 때문인지 고운 필치로 완성해 나간 바닷가 풍경과 함께 오밀조밀 표현된 바닷속 작은 오브제들은 독자들이 더 집중하게 만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