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캐릭터, 그로토니로 채워진 세상,
이야기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 바바라는 지금 막 《그로토니의 모험》 이야기를 완성했다. 여러 주인공을 많이 만들었지만 왠지 그로토니가 최고로 멋진 것 같다. 바바라의 바람대로 《그로토니의 모험》은 서점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그로토니를 좋아했다. 푸짐한 사이즈의 하마를 닮은 그로토니는 아이들의 완벽한 친구가 되었다.
학교에서, 공원에서, 침대에서 어디서든 사람들은 《그로토니의 모험》을 읽었다. 바바라는 작가 사인회를 하고 영화 제작자는 그로토니로 만화영화를 만들겠다고 제안한다. 바바라는 그로토니가 걷고 뛰고 말을 할 거라는 생각에 두근두근한다. 그로토니는 책에서 그치지 않고 영화로 만들어져 많은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런 캐릭터를 사업가 쥬쥬브가 지나칠 리가 없다. 사업가 쥬쥬브는 그로토니로 캐릭터 상품을 만들 계획을 세운다. 말랑말랑한 장남감, 보들보들한 양말, 무엇이든 들어가는 책가방, 포근포근한 이불, 보글보글 양치 컵, 깜빡깜빡 전등, 반짝반짝 볼펜까지 없는 게 없다. 그로토니는 생활 속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친구가 되었다. 한 아이 방을 가득 채우고 전 세계 아이들에게 퍼져 나갔다. 운동을 하고 목욕을 하고 화장실을 갈 때도 그로토니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몇몇 툴툴쟁이들은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한다. 그로토니 상품은 잘 망가지고 너무 비싸다고 불평했고, 모조리 사는 건 지나친 낭비라는 걸 깨닫기 시작한다. 싫증쟁이 아이나 청개구리 같은 애들에게 그로토니는 더 이상 멋져 보이지 않았다.
그런 틈을 타 또 다른 캐릭터가 등장했다. 슈퍼포키. 영화 속 캐릭터 슈퍼포키는 못하는 게 없는 영웅 같다. 아이들은 그로토니를 버리고 슈퍼포키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세상은 금세 슈퍼포키로 가득 찼다. 중국, 모로코, 베네수엘라 등 전 세계 곳곳으로 슈퍼포키가 퍼져 나갔다. 그로토니 모양의 장난감과 양말과 이불, 양치 컵 등은 모두 슈포포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