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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씨앗 세 알 심었더니
저자 고선아
출판사 보림출판사(주
출판일 2017-12-12
정가 12,000원
ISBN 9788943311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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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을 심으면 일어나는 일들
흰 구름이 몽글몽글 피어오른 파란 하늘 아래 잘 익은 벼이삭처럼 노란 땅이 펼쳐져 있어요. 땅에는 까만 점 세 개가 콕콕콕 박혀 있고요. 누가 씨앗을 심었나 봐요. 어치가 포르르 날아와 씨앗 한 알을 콕 쪼아 먹었어요. 땅속 두더지가 한 알을 날름 삼켰어요. 이제 한 알 남았어요. 그 씨앗 한 알이 꼼질거리더니 싹이 텄어요. 땅속으로 하얀 뿌리를 살그머니 내리고, 땅 위로 초록 잎을 쏘옥 내밀었지요.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별이 반짝이는 동안 잎은 점점 무성해지고 뿌리는 점점 튼실해졌어요. 씨앗은 쑥쑥쑥 자라서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무가 되었답니다. 이제 수확할 때가 되었어요. 농부가 등장합니다. 토끼들이 무를 뽑아 이고 가요. 어찌나 신이 났는지 입이 귀에 걸렸네요. 영차영차 발맞춰가는 토끼들의 어깨 위에서 커다랗고 새하얗고 미끈한 무가, 초록빛 싱싱한 무청이 의젓한 자태를 뽐내고 있어요. 땅에는 커다란 구덩이 하나가 남았고요.

자연의 넉넉한 품에서 서로 기대어 사는 생명
예로부터 농부는 밭에 콩을 심을 때 콩을 세 알씩 심는대요. 한 알은 새의 몫, 한 알은 벌레 몫, 나머지 하나가 사람 몫이에요. 처음부터 나눠 먹을 작정을 해요. 농사는 함께 사는 세상을 전제로 한다는 거죠. 모든 생명은 다른 생명에게 기대어 살고 있으니까요.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요. 사실 농사라는 것 자체가 다른 생명을 길러서 먹는 거잖아요.
이 그림책은 바로 그 콩 세 알 이야기를 연상시켜요. 땅에 심겨진 씨앗은 날짐승에게 먹히고 길짐승에게도 먹혀요. 하지만 그러고도 남아서 싹이 트고 잎이 자라고 줄기를 뻗고 뿌리가 굵어져서 아주아주 커다란 무, 모두가 실컷 나누어 먹을 수 있는 무가 되지요. 그 무를 토끼들이 먹어요. 물기 많은 하얀 뿌리는 와작와작 깨물어먹고, 싱싱한 초록 이파리랑 줄기는 잘근잘근 꼭꼭 씹어 먹어요. 얼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