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서장: ‘개인’의 역사에서 ‘자아’의 역사로
이 책의 주인공들
1부: 르네상스의 여명 트레첸토
1장. 두 명의 단테: 《신곡》에 등장한 오디세우스에 대한 한 해석
2장. 자아재현의 기록으로서의 기행기: 페트라르카와 그의 〈방뚜산 틍정기〉
2부: 작고 위험한 세계 콰트로첸토
3장. 개인, 사회, 그리고 권력: 포지오와 조작 대상으로서의 자아
4장. 극장으로서의 사회, 연기자로서의 개인: 알베르티의 다원적 자아재현
5장. 타자의 이미지를 통해 자아 만들기: 포지오의 눈에 비친 동양과 동양인
6장. 치리아코의 지중해 기행과 고전고대의 발굴
3부: 혼란과 변화의 친퀘첸토
7장. 문학과 회화의 만남: 언어적 초상화로 《궁정인》 읽기
8장. 권력관계 속에 봉인된 르네상스의 개인: 카스틸리오네의 이상적 궁정인
9장. 르네상스의 수수께끼 여행기: 바르테마의 기행기에 나타난 저자의식과 세계인식
종장: 가까워지는 시선
주석
참고문헌
찾아보기
당신과 나의 사이에서, 스스로를 연기한 르네상스인들
“나는 우리의 자아에 대한 관념이 자신의 자아를 대상화하고 그것을 외부와 관계시켰던 르네상스인들의 그것과 얼마나 다른지 가끔 회의에 빠진다. … 이 책의 주인공들은 우리에게 인간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익숙하면서 낯선 관념이 이 시기에 비로소 태동하고 있었음을 이야기한다.” - 종장: 가까워지는 시선 중에서
여기를 사는 우리는 사회의 무수한 관계망이 교차하면서 생긴 입체적인 교집합이다. 우리는 눈을 뜬 순간부터 감을 때까지 적당히 물들이고 물드는 척 타인의 시선과 자신의 욕망 사이를 조율한다. 그리고 그렇게 생성된 스스로의 다양한 얼굴들을 연기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단수가 아니다. 지금을 사는 우리의 스스로에 대한 인식은 종적으로도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이 연결선을 거슬러 올라가면 르네상스기의 이탈리아인들에게 닿는다.
《르네상스기 이탈리아인들의 자아와 타자를 찾아서》는 14세기에서 16세기 르네상스기, 단테에서 바르테마에 이르는 이탈리아인들이 남긴 기록을 통해 르네상스 인간관의 탄생과 자아재현 방식의 변화상을 추적한 결과이다. 이를 위해 본질주의에 기초한 개인이라는 개념과 사회적 결정론에 경도된 주체에 대한 강조, 이 두 개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자아라는 개념을 통해 르네상스기를 들여다본다. 그럼으로써 외부와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수립하고 글쓰기를 통해 자아에 대한 이미지를 창조한 르네상스기 개인의 모습이 각 시기를 거치면서 어떻게 서로를 지양하고 이으면서 변화했는지를 역사적인 시각으로 정리했다.
주체와 개인을 넘어, 자아의 출현
“브루넬리스키는 뚱보의 작업장에 가서 그를 그곳에 오래 머물게 한 후, 일개 심부름꾼에서 간수 그리고 변호사에 이르기까지 주변의 여러 사람들을 가담시켜 뚱보의 신원을 바꿔버렸다. 그를 그저 얼굴 정도만 알고 지내던 또 다른 수공업자 마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