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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나의 동네
저자 이미나
출판사 보림출판사(주
출판일 2019-04-22
정가 16,000원
ISBN 9788943312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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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공기가 따뜻한 ‘꿈만 같던 어린 시절’

권나무의 <어릴 때>라는 노래에는 이런 가사가 나와요. “낙서들 탱자나무 열매들과 지는 햇빛과 집으로 돌아가던 우린 걱정 없이도 아무 생각 없이도 하루를 실컷 놀고서도 해가 질 때를 조금만 더 늦추고 싶었던 꿈만 같던 어린 시절에.” 이 그림책에서 편지를 쓰는 주인공은 동네에 “나지막한 지붕들 사이로 늘 따듯한 바람이 불었던 것 같아.”라고 회상합니다. “정말로 그렇지는 않았을 텐데, 이상하지.” 하고요. 이 편지는 특정 장소의 특정 인물에게 보내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 모두가 마음 한 켠에 희미하게 간직하고 있는 따뜻한 시절에 보내는 편지가 아닐까요.

내용 없는 아름다움처럼

김종삼 시인의 시 <북치는 소년>의 첫 구는 ‘내용 없는 아름다움처럼’ 입니다. 이 그림책에 내용이 없는 것은 아니나, 딱히 흥미진진한 스토리나 뚜렷한 메시지가 있는 건 아닙니다. 우체부가 어느 오래된 동네로 가서 편지를 배달하려다가 전해주지 못하고 돌아가는 것이 다라고 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렇지만 우체부를 따라 가만히 이 동네를 거닐어 보세요. 동네에는 따듯한 공기가 감돌고, 봄철이라 나비가 날고, 골목길에는 오랜 나무들 사이로 비치는 초록빛이 충만합니다. 편지 글에는 말수가 적지만 마음이 맞는 친구의 모습이 살아 있습니다. 그림의 구석구석을 음미해 보시기를요. 그리고 책을 덮고 나면 이상하게도 이 그림책이 마치 나에게 온 편지인 것처럼, 마음속에서 뭔가가 잔잔히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