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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가시연잎이 말했네
저자 장영복
출판사 보림출판사(주
출판일 2019-10-25
정가 16,000원
ISBN 9788943312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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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반 같은 가시연잎이 배라면 좋겠네
개구리가 풀잎 끝에 앉아 무언가 곰곰이 바라봅니다. 개구리 눈을 사로잡은 건 햇살이 부서지는 연못, 간들거리는 물풀 사이에 둥둥 떠 있는 커다란 가시연잎입니다. 가시연잎은 쟁반처럼 둥글고 개구리쯤은 수천 마리라도 거뜬히 태울 듯 커다랗고 위풍당당합니다. 저 가시연잎이 배라면, 그 배를 타고 연못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개구리는 용기를 내어 폴짝, “가시가 다치지 않게 사뿐히” 가시연잎에 내려앉습니다.
조심스레 내려앉는 개구리에게 가시연잎은 선뜻 제 품을 내어줍니다. 뾰족뾰족 가시가 돋아 이름조차 가시연이건만 가시연잎은 선선히 배가 되어줍니다. 그뿐인가요. 연못 한 바퀴로는 못내 아쉬운 개구리에게 말합니다. “우리 더 먼 곳으로 떠나 보지 않을래?”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 낯선 세계로 향하다
시흥 관곡지나 부여 궁남지에 가면 호수 위에 커다란 초록 쟁반들이 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흔히 빅토리아 수련이라 불리는 가시연입니다. 잎이 유달리 크고 둥글고 평평한데다가 가장자리가 살짝 솟아 꼭 쟁반 같습니다. 매끄러운 수면 위에 위풍당당하게 떠 있는 초록 쟁반, 이 가시연잎을 모티프로 쓴 섬세한 동화시가 아름다운 그림책이 되었습니다.
연못을 떠나본 적 없는 개구리가 가시연잎 배를 타고 바다로 향합니다. 작은 개구리에게 세상은 너무 넓고 낯설고 설레고 두렵습니다. 하지만 가시연잎 배가 있으니 용기를 냈지요. 개구리를 태운 가시연잎 배는 하얀 혓바닥 날름대는 파도를 넘고, 가시를 탐내는 가시복어 떼를 지납니다. 드넓은 바다에서 무리를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픈 돌고래를 만나고, 가시연잎 배에 고단한 몸을 누이고 쉬고픈 가오리를 만나고, 컴컴한 바다 밑을 벗어나 환한 햇살 아래 일광욕을 하고픈 대왕문어를 만납니다.

따뜻하게 호응하며 모두를 환대하는 가시연잎 배
숨 막히는 인간관계, 고단한 일상, 반복되는 하루하루에 지치기 쉬운 우리는 여행을 떠납니다. 여행은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