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이 변하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사랑하게 되는 모든 존재들로부터 물들었습니다. 은빛 물고기의 은색, 황금빛 고양이의 황금색, 깊고 푸른 하늘의 하늘색까지. 그러던 어느 날 색이 변하는 아이는 한 소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소년은 말했습니다. “나랑 같이 숲에 갈래?” 색이 변하는 아이와 소년은 아름다운 숲을 함께 거닐며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환상적인 경험을 하게 되었지요.
아이가 처음 색이 변했던 것은
커다란 수족관에서 은빛 물고기를 만났을 때였다.
색이 변하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자신이 사랑하게 되는 모든 존재의 색에 물들었습니다. 무언가를 닮아 가는 일, 마음이 물들어 가는 일은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름다운 은빛 비늘을 가진 물고기, 따듯한 온기로 위안을 주는 고양이 한 마리, 나를 매료시키는 깊고 푸른 하늘까지. 아이는 우선 무언가에 마음을 빼앗기고 나면 색이 변했습니다. 원래의 색이 무엇이었든, 때로는 은색으로, 때로는 황금색으로, 때로는 하늘색으로. 하얀 도화지 위의 수채화 물감이 번져 가듯 천천히, 그리고 아름답게 물들었습니다.
그리고 만나게 된, 한 소년
“안녕, 나랑 같이 숲에 갈래?”
그러던 어느 날, 색이 변하는 아이는 한 소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파란 머리색의 소년은 색이 변하는 아이와 발맞춰 걸으며 숲의 아름다움을 소개했습니다. 동그란 눈을 끔뻑이는 갈색 토끼, 싱그러운 연둣빛 잎들이 흔들리는 나무들, 하얀 눈처럼 빛나는 버섯까지. 소녀는 그것들에 마음을 빼앗길 때마다 색이 변했습니다. 자신의 몸이 갈색에서 연두색으로, 그리고 흰색으로 변하는 줄도 모른 채 소년과 걷고 또 걸었습니다. 소년은 아이에게 동그란 무언가를 건넸고, 소녀는 그 작고 동그란 무언가에 마저 마음을 빼앗겨 색이 변해 갔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쏟아지기 시작한 비. 아이들은 커다란 버섯 아래 몸을 피하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습니다. 비가 그치고, 노을에 숲이 물들어 가던 그때, 아이는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