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귀찮아! 새로 사면 되지!!
세상에는 물건이 차고 넘친다. 공장에서는 매일같이 물건을 찍어내고, 마트에는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이제 사람들은 필요해서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소비하는 것을 즐기고 소유하려는 욕심 때문에 물건을 산다. 이미 가지고 있는 거라도 색깔이 다르다며 또 사고, 멀쩡한 것도 조금 흠집이 났다거나 지겨워졌다며 버리고 새것을 산다.
<몽당이의 이름 찾기>는 새것만 좋아하는 한솔이가 제 반쪽을 찾지 못한 도깨비 몽당이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다. 한솔이는 물건 귀한 줄 모르고 함부로 써댄다. 조금 짧아진 연필은 고민 없이 쓰레기통으로 던져 버리고, 당장 써야 하는 크레파스를 학교에 두고 와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까짓 것 새로 사면 되니까 말이다. 엄마가 더는 안 되겠다며 푹푹 찌는 더위에 다시 학교로 가 크레파스를 가져오라 시킨다. 잔뜩 투덜거리며 학교로 향한 한솔이. 그런데 웬 삐죽머리 녀석이 한솔이의 크레파스를 들고 있다. “야, 내 크레파스 내놔!” 한솔이는 도망치는 삐죽머리를 쫓다가 그만 도깨비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몽당이가 이름을 찾지 못한 건 나 때문일지도 몰라!
한솔이가 눈을 뜬 곳은 도깨비 학교. 짝꿍 변신술 수업을 들으며 한솔이는 몽당이가 왜 자신의 크레파스를 가져가려 했는지 알게 된다. 도깨비는 태어날 때부터 마음속에 짝꿍이 새겨져 있다. 짝꿍을 찾아야 온전히 제 이름을 갖고, 그 물건에 깃들 수가 있다. 사람의 손때 묻은 물건이 짝꿍으로 가장 좋은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조금만 낡고 지겨워지면 버리고 새로 사는 사람들 때문에 짝꿍을 찾기 어렵게 된 것이다. 몽당이는 제 짝꿍을 찾지 못해 이름이 반쪽뿐이고, 그래서 짝꿍을 찾으려고 인간 세계를 드나든 것이다.
몽당이의 진짜 이름은 ‘몽당연필’이다. 예전에는 연필을 쥐기 어려울 때까지 깎아 쓰고, 나중에는 볼펜 대에 짤따래진 연필을 끼워 쓰기까지 했다. 하지만 요즘은 어떤가? 아직 반밖에 쓰지 않은 연필, 연필심이 부러져 깎기 귀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