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산은 살아있어. 산의 맥이 끊어질 것 같을 땐 흙을 돋우고 나무를 심어서 맥을 이어 주었지. - 15p
요즘 사람들의 생각은 달라. 산은 갖가지 자원들이 묻혀 있는 곳일 뿐이지. 사람들은 필요한 만큼 캐낼 뿐 산의 아픔을 모르지. - 20p
요즘 사람들의 생각은 달라. 산은 바다를 메우는 흙일 뿐이야. 살아있는 산을 퍼서 살아있는 갯벌을 덮는 데 쓰지. 그러면서 돈이 될 수 있는 땅이 넓어졌다고 생각해. - 24p
요즘 사람들의 생각은 달라. 놀이를 즐기기 위한 놀이터일 뿐이지. 스키를 타기 위해 나무를 밀어버리고 골프를 치기 위해 땅을 병들게 하지. - 26p
요즘 사람들의 생각은 달라. 산은 길을 내는 데 방해가 되는 장애일 뿐이지. 막히면 뚫고 꺼져 있으면 다리를 세워서라도 빨리 가야 하지. - 28p
그래서 산은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어. 산의 살과 뼈인 흙과 바위는 쉽게 허물어졌고 풍성하던 나무와 풀들은 사라져 갔지. - 32p
산을 살려주세요. 스님은 사람들이 생각을 바꿀 때까지 밥을 먹지 않기로 했지. 사람들은 자기 일에만 너무 바빴어. 스님은 병든 쥐를 보며 사람들의 앞날을 보듯 슬퍼했지. - 39p
산을 살려주세요. 스님은 전혀 밥을 먹지 않았어. 스님의 몸은 점점 마르며 굳어져만 갔어. 스님의 몸은 죽어가는 산과 같았어. - 43p
산을 살려주세요. 많은 사람이 도롱뇽을 수놓으며 스님과 산이 다시 살아나길 빌었어. 그러나 여전히 생각이 다른 사람들은 산 뚫기를 강행했어. - 45p
산을 살려주세요. 산을 살려주세요. 스님은 도롱뇽을 보여주며 그렇게 말했어. 그 도롱뇽의 촉촉한 두 눈엔 우리와 산 그 모두가 담겨 있었지. - 4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