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Ⅰ. 길 위에서
1. 피카소를 사랑한 파블로 피카소 12
2. 아인슈타인의 리더십 17
3. 길 위에서 22
4. 치유의 인문학 26
5. 연애의 최소량과 최대치 40
6. 중년의 온도 46
7. 졸혼의 경제학 51
8. 죽음의 발견 55
9. 귀향의 딸 민중의 딸 68
10. 딸들의 시대 72
Ⅱ. 길을 따라서
1. 문신(文身 속의 용이 되어 하늘을 날아보라 78
2. 경찰대를 폐지해야 치안이 산다 82
3. 검찰총장과 절차기억 86
4. 미투는 만병통치약인가 90
5. 구지가와 억압받는 다수 94
6. 서울집값 폭락의 날 103
7. 서울은 거대한 요양원 106
8. 청라언덕에 청보리 필 때 109
9. 졸업의 온도 112
10. 낭랑 18세 선거에 퐁당 빠지다 117
Ⅲ. 몸의 기술
1. 치루는 강물처럼 122
2. 치강(齒腔을 잃다 126
3. 골절 유감 129
4. 베이커 낭종 & 오십견 133
5. 신경통 넘어서기 137
6. 고혈압약 먹어야 할까? 142
7. 족저근막염과 우울증에 관한 소고 146
8. 암에 걸리지 않는 사람은 없다 156
9. 섹스의 이해와 오해 162
10. 선택하는 노년의 삶 173
Ⅳ. 문생어정(文生於情, 정생어문(情生於文
1. 문생어정(文生於情, 정생어문(情生於文 186
2. 엄마야 누나야 방학살자 189
3. 교과서 국정화는 시대의 퇴행 193
4. 학교폭력 내 아이 지키기 199
5. 공짜로 먹는 대한민국 217
6. 대통령들의 교육개혁 238
7. 2등은 필요없다 오직1등이다 248
8. 왜 보건교육인가 260
9. 수학이 망해야 대학이 산다 270
9. 대학과 기업이 청춘 죽이기를 멈추려면 274
인생은 길을 따라가고 길을 만드는 순간의 연속이다. 길이 보이면 길을 따라가고 길이 보이지 않으면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 생로병사를 짊어진 인간에게 길은, 젊다 해서 힘들고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익숙하고 쉬운 것은 아니다. 혼자 가든 함께 가든 길은 누가 대신 걸어주는 것이 아니다. 공부가 막힌 학생과 미래가 보이지 않는 청년, 언제든 길을 잃은 중년과 어스름 황혼처럼 찾아온 초로의 반백에서 우리는 문득 민낯의 영혼을 마주한다. 자신의 내면이다.
생각해보면 청춘은 재밌는 지옥이고 중년은 심심한 천국이다. 날마다 흥분이 넘치고 긴장이 감도는 순간을 만끽하지 못하는 청춘은 불우하다. 날마다 그 날이 그 날인 중년은 아무 낙이 없는 천국과 같다. 누구나 청춘의 시간을 맞이하듯이 어느새 중년의 세월을 만난다. 세상 무서울 것이 없는 중딩과 세상 다 살아버린 듯한 중년의 중자는 모두 중(中이다. 중딩은 사춘기를 앓고 중년은 갱년기를 아파한다. 양자가 함께 살아가는 공간에서 中자의 의미를 생각하는 일은 부질없다. 흔히 지랄총량의 법칙이라고 부르는 가슴앓이는 본디 중딩병이다. 연애질도 못하면서 불타는 사랑을 꿈꾸다가 애꿎은 자위로 끝내는 중딩들, 화려한 미래의 자화상을 그리다가 텀벙 인터넷 게임에 빠져 허우적대는 그들에게, 청춘은 재밌는 지옥으로 다가오는 게 맞지 싶다. 소년시절 마음껏 지랄도 못 떨고 입시공부만 하다가 어른이 되어버린 중년들, 삼사십대를 쨍하고 해 뜰 날 기다리며 직장을 섬기고 가족을 부양하다가 반백이 되어버린 중년들, 어리고 젊은 날들의 지랄을 가슴 깊이 묻어 둔 중년들에게 다시 또 중딩처럼 가슴뛰는 날들은 있을까? 중딩의 온도는 알겠는데 중년의 온도는 몇도일까? 표준이 없다. 혈압기처럼 잴 수 있는 기계도 없다. 다만 중년의 온도는 제각기 다 자기 이름으로 표시될 뿐이니, 언제든 확인하고 싶으면 가만히 자기의 이름을 불러보라. 그러면 중년의 온도를 잴 수 있다. 릴케나 소월, 아르튀르 랭보, 기형도, 체사레 보르자처럼 청년시절에 천년의 삶을 살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