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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루쉰전집 11~20권 세트 (전10권
저자 루쉰
출판사 그린비
출판일 2018-05-20
정가 326,000원
ISBN 978897682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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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권 중국소설사략
12권 한문학사강요 / 고적서발집 / 역문서발집
13권 먼 곳에서 온 편지 / 서신 1
14권 서신 2
15권 서신 3
16권 서신 4
17권 일기 1
18권 일기 2
19권 일기 3(일기 주석집
20권 부집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는다

작가는 작품과 함께 태어나는 것일까, 작품이 작가와 함께 태어나는 것일까. 중국의 대문호 루쉰은 시대 속에서 그의 글과 함께 태어났고, 그의 수많은 글들은 작가 루쉰이 있었기 때문에 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죽기 직전까지 글을 쓴 루쉰,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글은 마치 잠깐 밖에 다녀와서 이어 쓸 것 같은 채로 끝이 났다. 병이 났을 때 빨리 낫는 대신 글을 쓸 수 없는 것보다 오래 걸려 천천히 병이 낫더라도 그 사이 글을 쓰는 것을 택할 정도로 루쉰과 그의 글쓰기는 분리되지 않는다. 누구보다도 활발하게 해외의 서적을 번역해 소개하고, 읽고 쓰고, 중국문학을 정리하고, 편지를 쓰고, 소설을 쓰고, 잡지를 만들고, 잡문을 썼다. 루쉰의 아마도 가장 유명한 문장 ─“희망이란 본시 있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없는 거였다. 이는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시 땅 위엔 길이 없다. 다니는 사람이 많다 보면 거기가 곧 길이 되는 것이다.”─은 희망을 낙관하지도, 그렇다고 절망하지도 않는, 그 어떤 것에 대한 확신과 약속도 하지 않는 루쉰의 정신을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니컬함과는 다른 ‘강함’. 식민지 중국에서, 혁명 속에서,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지만 젊은이들에게 그 자체로 스승이자 삶의 모델이 되었던 루쉰을 2018년 다시 불러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루쉰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들

“저는 루쉰이 니체보다 좀 더 대단한 것 같아요.”
─철학자 고병권은 말한다. 스승을 뛰어넘는 독법을 보이며 유럽의 니체가 아니라 중국에서만 살 수 있는 니체를 만들어 냈다는 루쉰. 철방에 갇혀 있는 사람들 중 누군가는 잠들어 있고 누군가는 깨어 있다. 먼저 깨어난 사람은 그저 먼저 깨어났을 뿐이다. 망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철방에서 먼저 나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루쉰은 철방에 갇혀 다만 먼저 깨어 아직 잠들어 있는 사람을 깨웠던 사람이다. 그럼, 이제 잠에서 깨어난 사람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저 같이 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