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해 내려오는 물건의 가치
책에 나오는 소녀의 자줏빛 원피스는 어린 소녀가 다시 어린 소녀의 엄마가 될 정도의 오랜 시간을 거쳐 왔어요. 자줏빛 원피스는 그만큼 낡았고, 소녀는 이미 어른이 되었기에 더 이상 입을 수도 없지요. 원피스는 더 이상 쓸모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소녀의 아름다웠던 어린 시절을 기억하고, 성장하는 소녀와 함께 시간을 보낸 원피스의 가치는 그 어떤 원피스와도 비교할 수 없어요. 소녀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든 오래된 일기장이자 역사이니까요.
엄마가 된 소녀는 이제 자신의 딸에게 원피스를 입혀요. 자줏빛 원피스를 입고 멋진 미래를 꿈꾸었던 자신처럼 딸에게도 그런 아름다운 시절을 선물하고 싶기 때문일 거예요.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와 엄마가 손주와 자녀에게 소중한 물건을 물려주는 것도 이와 같은 마음이겠지요.
물질적으로 풍족한 오늘날에는 우리가 사용하는 크고 작은 물건이 거의 새것인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오래되거나 낡은 것의 가치를 잊고 살지요. 오래된 물건은 그것을 사용했던 사람의 마음과 삶의 흔적이 남아 있기에 유일무이한 가치를 지니고 있어요. 이 이야기를 통해 내가 가진 물건을 소중히 여기고, 아껴 쓰는 마음가짐도 갖게 되길 바랍니다.
책을 읽고 난 뒤, 엄마 아빠가 어린 시절부터 갖고 있는 물건을 꺼내어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해 보세요. 엄마 아빠가 그동안 살아온 시간과 쌓아 온 지혜를 나누는 기회가 될 거예요.
책의 구성과 그림의 특징
소녀의 자줏빛 원피스에는 자잘한 꽃무늬가 그려져 있어요. 이 꽃무늬 패턴은 그리스의 작은 마을에 소박하게 피어나는 들꽃을 표현한 듯합니다. 책의 앞과 뒤에 원피스의 꽃무늬 패턴을 넣어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고 더욱 소중하게 빛나는 소녀와 원피스의 우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소녀가 살았던 곳은 그리스의 작은 마을입니다. 하얀색으로 표현된 마을의 집들, 파란 하늘과 바다의 색채는 마치 그리스 산토리니의 아름답고도 순수하고 맑은 풍경을 연상하게 하지요. 소녀의 티 없이 순수한 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