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잎이 무성한 커다란 나무 위에 나만의 오두막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화창한 날, 가오루는 엄마에게 아주아주 커다란 나무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비좁은 마당에는 나무 타기는 어림도 없는 키 작은 나무가 달랑 세 그루 있을 뿐이지요.
가오루가 생각하는 나무는 이렇게 멋진 나무예요.
아빠, 엄마, 동생이 모두 힘을 합쳐야 겨우 껴안을 수 있을 만큼 둘레가 굵은 커다란 나무랍니다. 나무에 오르려면 사다리가 꼭 필요하지요. 휘청거리지 않도록 사다리를 나무에 단단히 묶고 한참을 올라가요. 그러다 높은 가지가 있는 곳에 널빤지를 판판하게 깔고 오두막을 지을 거예요. 오두막 한쪽에는 물도 나오고 가스불도 켜지는 부엌이 있어요. 여기서 맛있는 핫케이크를 구워 먹을 수도 있지요. 이제 세 살인 어린 동생은 그네처럼 생긴 바구니를 만들어서 데려올 거예요.
아직 끝난 게 아니에요. 오두막 위쪽으로도 사다리가 걸쳐져 있는걸요. 그 사다리를 부지런히 올라가면 조그만 구멍이 있는데 바로 다람쥐 가족이 사는 집이에요. 가오루와 다람쥐는 서로 “안녕?” 하고 인사를 나누지요.
다시 끝까지 올라가면 난간이 있는 높다란 전망대가 나와요. 전망대에서는 저 멀리 산과 가물가물 읍내도 다 보여요. 자동차는 장수풍뎅이처럼 조그마하답니다.
바람이 살랑 불어와 머리카락을 흩뜨리고 나뭇잎도 사삭사삭 소리 내지요.
“나, 꼭 새가 된 것 같아.”
진짜 날아갈 듯 신납니다.
여름이 오면 커다란 나무 위 오두막은 아주 시원하겠죠. 어쩌면 방 안에서 매미가 울지도 몰라요. 가을에는 어치가 놀러왔다가 유리구슬이나 연필, 단추 따위를 물고 가 버릴 수도 있어요. 어치는 신기한 물건을 모으는 버릇이 있으니까요. 눈 내리는 겨울날에 난로를 피우면 몽개몽개 연기가 피어오를 거예요. 다시 따뜻한 봄이 찾아오면…….
다음 일요일에 가오루는 아빠와 함께 정말로 아주아주 커다랗게 자라는 나무를 심었답니다!
★ 나무와 함께하는 소중한 즐거움에 대해 생각해요.
나무가 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