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 맘, 정말 필요할까?
2~3년 전 한국에는 ‘타이거맘’ 바람이 불었다. 미국 예일대 로스쿨 에이미 추아 교수가 딸들을 일방적인 지시와 강요로 키워 자녀 교육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기사화되었다. 대치동 엄마들의 교육 방식이 미국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놀라워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에이미 추아 교수의 교육법은 첫째 딸에게는 성공했지만, 둘째 딸에게는 심한 반발과 반항의 결과를 낳았다고 한다.
캥거루처럼 새끼가 다 성장해도 독립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주머니 속에 새끼를 넣고 다니면서 돌보는 모양새를 비유한 ‘캥거루 족’, 혹은 헬리콥터처럼 미성숙한 자식이 염려스러워 주위를 뱅뱅 돌면서 돌봐주는 ‘헬리콥터 엄마’의 모습은 한국에서 자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워낙 교육열이 높은 나라인 데다 한 자녀 가정이 대다수를 이루면서 외동 자녀에 대한 엄마의 사랑과 관심은 더욱 커진 것이다. 그런데 엄마의 관심이 클수록 아이들은 점점 엄마에게 의존적이 되어 가고, 주도성과 주체성을 키울 기회를 잃는다. 공부는 잘하지만 자신이 어떤 과목을 좋아하는지 모르고, 친구들은 많지만 대부분 엄마들 교류를 통해서 정해진 것이다. 처음에는 뭐든지 잘하는 듯 보였던 아이는 학교생활에, 자신의 꿈과 인생에 흥미를 잃어간다. 이것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병들어 가는 대한민국 사교육 경쟁에서 비롯된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엄마, 아이 모두에게 올바른 사랑법을 알려 주는 동화!
이번에 출간한 《엄마는 학교 매니저》는 이런 현실을 동화로 잘 풀어낸 책이다. 헬리콥터 엄마를 둔 주인공 범수는 자신과 전혀 다른 아이인 사촌 솔지와의 만남을 통해서 주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범수는 공부도 어중간하고 예쁘지도 않지만 늘 솔직하고 당당한 솔지를 비웃는다. 그러나 독립적으로 행동하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솔지의 모습에 점점 감화된다. 뿐만 아니라 자신과 비슷한 수경이를 보며, 여태껏 자신의 힘으로 무언가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는 ‘초라한 나’를 발견한다.
안미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