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답게’ 말고 ‘나답게’
우리는 때로 자기 주관보다는 ‘~답게’라는 틀에 사로잡혀 생활할 때가 많습니다. ‘남자답게, 여자답게, 아이답게, 학생답게 ……’ 수많은 고정관념에 얽매여 소신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것이죠. 특히 남자다움이나 여자다움에 대한 오래된 성 고정관념은 자칫 이 틀에 맞지 않는 사람을 뭔가 부족하거나 못난 사람으로 생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여자답지 못하게 덤벙거리네!’라든지, ‘남자답지 못하게 나약하구나!’ 같은 말로 평가를 내리며 상처를 주기도 하니까요.
이 책의 주인공 하루는 소질이나 흥미나 재능과 상관없이, 부모님의 ‘남자답게’라는 시선에 맞춰 끌려 다니는 남자아이입니다. 편향된 시각으로 남자다움을 정의 내린 부모님은, 하루에게 항상 강하고 씩씩해야 하며 다른 사람 앞에서 눈물을 흘려선 안 된다고 강요합니다.
하지만 하루는 부모님의 기대와는 좀 다릅니다.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감정 표현에 솔직하며, 섬세한 성격이었거든요. 실수로 밟은 민들레한테도 사과할 만큼 아주 여리고 순한 아이였죠. 부모님은 이런 하루의 성격을 고쳐 주려고 체육관에 보내 운동을 시킵니다. 하지만 하루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은 운동이 아니라 춤이었습니다. 어떤 구속도 받지 않고, 자유롭고 아름답게 움직이는 게 좋았으니까요.
부모님은 하루의 마음은 전혀 알지 못한 채 그저 더 강해지라고만 합니다. 마지못해 부모님을 따르던 하루가 어느 날 용기를 냅니다. 그날은 바람이 살랑 불어와 하루의 마음을 한껏 들뜨게 만들어 준 하루였습니다. 하루는 엄마와 아빠 앞에서 맘껏 춤솜씨를 뽐내는데요……. 이건 하루가 더 이상 ‘남자다움에 갇히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흔히 젠더 교육이라고 하면, 남성에 비해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 여성의 이야기가 곧잘 언급되곤 합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남성 역시 전통적인 남성관에 갇혀 억압당하기도 합니다. 전통적 성 고정관념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표현하지도 못하고, 하고 싶은 일도 맘껏 하지 못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