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무스와 방랑자》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지만 언제나 밝고 씩씩한 고아 소년, 라스무스에 대한 이야기다. 어린 독자들은 머리 숱 적은 소년 라스무스를 따라 함께 여행하면서 여름날 햇살의 따가움, 물장구치기의 즐거움, 맨발의 자유로움, 낮잠의 달콤함 등 소박하면서도 즐겁고 신나는 라스무스와 오스카의 방랑길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또 라스무스와 방랑자 오스카가 뜻하지 않게 강도와 쫓고 쫓기는 급박한 순간에서 독자들은, 마치 자신의 일처럼 긴장하며 박진감 넘치는 모험을 경험할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라스무스가 어려운 여정을 이겨내고 맞이하는 행복을 보면서는 벅찬 기쁨을 함께 느끼게 될 것이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가꾸어 나가는 어린 방랑자 라스무스. 어쩌면 우리는 ‘고아’라는 사실 하나 때문에 라스무스가 불행한 삶을 이어나갈지도 모른다고 섣부른 추측을 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라스무스는 거짓말을 할 줄 모르고, 강도들과의 대결에서 침착하게 행동하고, 게다가 슬기롭기까지 하다. 이런 라스무스를 보고 있자면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가지고 있던 고아 소년에 대한 편견이 부끄러워진다. 말괄량이 소녀 ‘삐삐’시리즈로 유명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이 책으로 작가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참, 이 소설의 라스무스는 《라스무스와 폰투스》의 라스무스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소년이다. 스웨덴에선 라스무스라는 이름이 흔하다고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