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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외할머니네 - 책고래마을 34 (양장
저자 박현숙
출판사 책고래
출판일 2020-05-04
정가 13,000원
ISBN 9791165020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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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손을 잡고 집을 나서던 날,
엄마는 내 손을 잡지 않았어요
유년 시절의 경험은 오랫동안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즐겁고 유쾌했던 기억이 몸과 마음에 건강한 밑거름이 되는가 하면, 별것 아닌 작은 상처가 어른이 되어서까지 아물지 않고 아프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외할머니네》 속 수영이에게도 엄마와의 짧은 이별은 아마 쉽게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 될 것 같아요.
수영이에게 동생이 생겼습니다. 오물오물, 고물고물 아기는 잘 놀다가도 툭 하면 울었습니다. 어떤 날은 밤새 울기도 했어요. 아기도, 수영이도, 엄마도 무척 힘들었을 거예요. 결국 엄마는 수영이를 외할머니에게 보내기로 했지요.
기차에 올라 깜빡 잠이 든 사이 할머니 집에 도착했어요. 외할머니네는 시골집이었어요. 마당에는 풀과 꽃, 나무 들이 자라고 있었고, 부엌에는 아궁이마다 까만 무쇠 솥이 들어앉아 있었어요. “쉬익, 쉬! 쉬!” 밥 짓는 소리가 꼭 기차 소리 같았지요.
외할머니는 수영이가 무척 안쓰러웠던 모양이에요. 볕 좋은 오후, 마루 끝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는 수영이의 입에 고소한 누룽지를 넣어 주고, 뜨거운 물을 받아 목욕도 시켜 주었어요. 목욕을 마치고 나서는 달콤한 초코 우유도 주었지요. 다락의 비밀 창고에서 맛있는 눈깔사탕도 꺼내 주었지요. 외할머니의 정성 덕분인지 수영이는 시골 생활에 그럭저럭 적응해 나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속마음과 다르게 ‘엄마가 보고 싶지 않다’ 말하면서요.
그러던 하루는 기찻길 옆에 서 있는 소달구지를 보았어요. 소달구지를 끌고 가던 어미 소가 트럭에 실려 가는 송아지를 보았지요. 송아지들은 이제 어미 소를 못 만날지도 모른대요. 송아지들이 우는 걸 보면서 수영이는 엄마 생각이 났어요.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요?

어른들의 마음을 환하게 밝히는
아이들의 순하고 따뜻한 동심,
태풍에 헛간 지붕이 날아가던 밤, 수영이는 몸살을 앓았습니다. 삼 일 동안 열뜬 소리로 “엄마, 엄마!” 불렀지요. 찬물 적신 물수건을 수영이 이마에 올려놓던 할머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