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칸스타 욘센의 글 없는 그림책
이야기는 면지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소녀는 정든 친구들과 헤어져 이사를 갑니다. 먼 바닷가에 멋진 집과 새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빛바랜 노란색이 이별의 순간을 뒤덮습니다. 차를 타고 떠나며 부모님은 성공에 대한 확신으로 ‘v’자를 그리고, 소녀는 아쉬운 작별의 손을 흔듭니다. 친구들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새로운 학교, 외로움은 더 큰 그리움이 되다
살면서 태어나고 자란 곳을 떠나야 할 때가 있습니다. 정든 친구와 헤어져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새로운 학교에 간 첫날, 선생님은 전학생을 소개합니다. 커다란 선생님에 비해 소녀는 페이지 끝에 작게 그려집니다. 마지막 이별의 순간을 비추던 노란색은 소녀의 옷과 책가방으로 이어지며 “나를 보세요!”라고 외쳐보지만, 아이들은 표정은 심드렁하기만 합니다. 소녀는 용기를 내어 운동장에서 삼삼오오 모여 노는 아이들에게 다가가 봅니다. 그러나 아무도 관심이 없습니다. 소녀는 나무 위에 올라가 즐겁게 노는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그렇게 긴 하루가 지납니다.
소녀는 토끼가 없어도 잘 지낼 수 있을까?
그날 밤, 소녀는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 창밖을 내다봅니다. 건너편 섬에서 뭔가가 반짝입니다. 마치 소녀를 부르는 것 같습니다. 소녀는 까만 물 위에 배를 띄워 섬으로 향합니다. 섬은 아름다운 빛깔과 희한한 모양의 나무로 가득합니다. 환하게 빛나는 하얀 토끼들이 소녀를 반겨줍니다. 소녀는 토끼와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토끼 한 마리를 안고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다음 날 토끼를 학교에 데려가자 소녀의 주변에 아이들이 모여듭니다. 토끼는 완전 인기 만점입니다. 그날 밤 소녀는 행복하게 잠이 듭니다. 하지만 토끼는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이 모습을 본 소녀는 거친 파도를 헤치고 토끼를 다시 섬에 데려다줍니다. 다음 날 학교에 가자 아이들이 다시 모여듭니다. 하지만 곧 토끼가 없는 걸 알고 실망하고 떠납니다. 소녀가 새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