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이것 다음에 저것, 저것 다음에 요것, 이렇게 배워야 하나요?”
“다른 애들은 다른 애들이고, 난 오늘 하루라도 실컷 놀고 싶다고!” 민미가 아무리 이렇게 외쳐도 하루를 논다는 건 엄마에겐 턱도 없는 소리다. 엄마는 하루를 쉬면 남들보다 뒤처진다며 민미를 나무란다. 준석이의 친구 동일이는 머리 모양이 망가지는 것이 싫다며 한사코 물에 들어가기를 꺼린다. 모두가 수영 선수가 될 것도 아닌데 매일 수영을 배워야 하는 것도 못마땅하다. 그러면서 개구리헤엄만 칠 줄 알면 되지 꼭 이것 다음에 저것, 저것 다음에 요것, 이렇게 배워야 하느냐며 선생님에게 따지듯 묻는다. 남들 다 하는데 우리 아이도, 남들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는 부모들의 조바심과 개인의 흥미와 재능, 의지는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아이들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교육 방식과 평가의 잣대는 점점 아이들에게 좌절감과 무력감만을 안겨 줄 뿐이다. 이 책은 배움의 본래 의미와 즐거움은 잊은 채 남들 따라가기에 급급하고, 다 아이들을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정작 아이들은 마음도 몸도 지쳐 가는 모습을 과장된 묘사와 유머러스한 상황 그리고 빠른 이야기 전개로 흥미롭게 풀어냈다. 독자는 평소 내가 생각했던 현실의 답답함에 공감하고, 차마 꺼내지 못했던 말들을 속 시원히 대신 해 주는 통쾌함과 짜릿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크헝 공룡처럼, 때로는 거위와 갈치처럼
실컷 놀고 나면 무엇이든 맞설 용기가 불끈 솟아요!
일방적으로 몰아치는 어른들의 훈계와 교육에 쫓겨 도망칠 곳 없는 구석으로 몰렸구나 싶을 때 세 작품 속 아이들은 동물로 변한다. 공룡이 된 민미는 천연덕스럽게 엄마가 중요하게 여기는 영어 단어장과 시간표를 꿀꺽 삼켜 버리고는 친구들과 함께 깊은 숲으로 향한다. 학교에 떠도는 소문대로 교장 선생님의 마법에 걸려 거위가 된 자랑이와 친구들. 하지만 아이들은 넓적한 부리와 물갈퀴로 시금치밭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는 기지를 발휘한다. 그리고 시금치는 일주일에 한 번만이라는 화해를 이룬다. 아무도 예상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