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나의 고백
아침 해
언덕길
학교 가는 길
민주 형 보고 싶다
하느님은 다 아신다
자는 척
개야 미안해
눈치작전
나의 고백
꿈
혹시 나도
사람들은 뭘 만든다
아빠도 모르는 일
제2부 여우야 돌아와
달팽이 나라
우리 집에 놀러 와
여우야 돌아와
담쟁이에게
꼬꼬댁꼬꼬댁
아무도 모른대요
눈 오는 밤
담쟁이 나라
양들이 하는 말
바보 누렁이
눈아 미안해
너 그거 아니
제3부 땅콩 방 친구 방나팔꽃
똥개
땅콩 방 친구 방
기러기 날아간다
어디로 갔을까?
라면도 길다
할머니 치과
우리 집 철쭉
평양아 기다려!
반달곰
등대
거북아 고맙다
제4부 뻐꾸기 전화
첫눈
너무한다
눈 오는 날
수국이 피었다
카멜레온
개밥바라기별
거미집
세상에 이런 일이
물푸레나무
뚱딴지
뻐꾸기 전화
길동무
해설|아름답고 궁금하고 미안한 이야기_정유경
시인의 말
길 위에서 만난 생명들에게
세심한 눈길로 찬사와 응원을 보내는 동시
이상국 시인의 동시에서 어린이는 나무, 곤충, 해, 별 등이 자리한 길 위에 서 있다. 발길이 닿는 대로 자유로이 거닐며 바깥세상을 활보하는 어린이는 책을 보는 대신 울타리 아래 돼지감자 꽃을 들여다보고(「뚱딴지」, 만화 영화의 다음 에피소드를 확인하는 대신 매일 담벼락에 가 담쟁이가 얼마나 더 자랐나 살펴본다(「담쟁이 나라」. 잠든 뒤 꿈에서까지 새들의 잠자리를 상상하는(「꿈」 어린이의 노래를 엮은 이 동시집에서는 실컷 놀다 해 질 녘 돌아온 꼬마의 몸에서처럼 풀과 바람의 냄새가 묻어난다.
새들도 날아가는 꿈을 꾸는지 / 기러기나 두루미 같은 철새는 / 먼 길 갈 때 / 몇 달씩 하늘에서 지낸다는데 // 그들도 밤하늘을 날아가다 / 나처럼 침대에서 / 떨어지는 꿈을 꾸는지 -「꿈」 부분
동시집 속 어린이가 매일 바삐 바깥세상을 뛰어다닌다고 해서 사물들을 얼렁뚱땅 보아 넘길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시인은 어린 화자가 길 위의 관찰자를 넘어 세상의 일원일 수 있도록 시 곳곳에 크고 작은 자리를 내어 준다. 어린이는 길을 걷다 폐지 줍는 할아버지의 리어카에 쓱 다가가 손을 보태고(「언덕길」, 언덕길에서 미끄러진 동네 누나가 부끄럽지 않도록 못 본 체할 줄도 아는(「눈 오는 날」 오롯한 주체로 움직인다. 더욱 특별한 점은 어린이가 길 위에서 매일 마주하는 생명들을 한없이 세심한 시선으로 살피고, 작은 변화에도 온 마음을 담아 찬사와 응원을 보낸다는 것이다. 강원도의 산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시인 특유의 그윽한 시상은 동심에 관한 따뜻한 사유와 어우러져 빛을 발한다.
동네 빵집 화단에 수국이 피었다 / 애기 숟가락만 한 꽃잎들이 / 겹겹이 에워싼 꽃송이가 / 뭉게구름처럼 피었다 // 손바닥만 한 잎사귀 속에서 / 푸르고 순한 꽃송이들이 / 고개를 조금씩 숙이고 피었다 // 가난하게 공부해 / 크게 된 사람처럼 / 동네가 다 훤하다 -「수국이 피었다」 전문
담벼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