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더yonder, 여기와 저기 사이 ―――――― 007
에로스를 위한 청원 ―――――― 065
개츠비의 안경 ―――――― 087
프랭클린 팽본: 어떤 변론 ―――――― 107
코르셋을 입고 지낸 8일 ―――――― 123
남자 되기 ―――――― 135
어머니를 떠나기 ―――――― 147
타인과 함께 살기 ―――――― 159
9·11, 혹은 1년 후 ―――――― 167
《보스턴 사람들》: 개인적이고 몰개성적인 말들 ―――――― 183
찰스 디킨스와 음울한 조각 ―――――― 211
어느 상처 입은 자아의 이야기 ―――――― 265
옮긴이의 말 ―――――― 311
여기와 저기, 나와 타인, 욕망과 에로스, 실제와 허구 ‘사이’를 탐색하는
시리 허스트베트의 비평적 에세이.
시리 허스트베트의 작품을 여덟 권째 출간한다. 소설 네 권, 에세이 네 권으로, 이번 책 《에로스를 위한 청원》은 네 번째 에세이다. 허스트베트의 글 스타일, 예술에 대한 지식, 정신분석·철학 등을 아우르며 주제를 펼쳐나가는 그 심도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독서의 기쁨을 기대할 만한 책이다. 문장 자체의 아름다움, 단어를 선택하고 사건을 묘사하는 방식의 정교함, 감정뿐만 아니라 새로운 생각들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매혹적인 도발이 변함없이 제 자리를 빛내며 우리를 끌어당긴다.
《에로스를 위한 청원》에는 총 12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역시나 주제가 다양하다. 한 개인과 그를 만든 장소, 나와 타인, 욕망과 에로스, 개인적이면서 몰개성적인 말들, 여성과 남성… 에 관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그 경계를, 그 모호한 사이를 깊이 바라보고 있는 시리 허스트베트를 만나게 된다. 그곳은 우리를 감싸고 있는 모든 것의 경계이고, 그 개념들을 가장 예술적인 방식으로 표현해내는 허스트베트가 바라본 ‘사이’다.
글의 주제가 자신이 성장했던 미국 중서부 미네소타의 시골이든, 복장도착증이든, 아니면 유명 작가의 소설이든, 인문학자이자 소설가인 허스트베트의 에세이는 어느 것도 쉽게 지나칠 수 없다. 그녀는 늘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을 보고, 그곳에 드리운 빛의 이면을 바라본다. 이 책에서도 역시 가벼운 터치와 완벽한 명료함으로 그녀는 문학과 삶 둘 다를 가리는 문화적 편견을 벗겨내고, 작가라는 존재들에게 필연적으로 내재하는 다중인격을 탐구한다.
20세기의 여성이 코르셋을 지지하고, 남자가 되어보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논하고, 이 시대에 에로스를 변호하는 것이 가능한가? 허스트베트라면 가능하다. 여성과 마찬가지로 남자 역시 성적인 대상이고, 성적 감정과 애정은 엄밀히 다른 것이며, 모든 인간의 내면에는 여성과 남성이라는 이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