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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라깡의 정치학 : 세미나 11 강해 (양장
저자 백상현
출판사 에디투스
출판일 2020-04-10
정가 25,000원
ISBN 979119700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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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파문당한 자들의 공동체

0번째 강의… 시적 실천praxis으로서의 정신분석

1번째 강의… 과학이 아닌 실천으로서의 정신분석

2번째 강의… 무의식의 재발명

3번째 강의… 무의식은 존재가 아닌 윤리적 위상을 갖는다

4번째 강의… 그것이 있던 곳에 내가 도래해야 한다

5번째 강의… 꿈과 깨어남의 이론

6번째 강의… 시선의 정치학

7번째 강의… 일그러진 상상계

8번째 강의… 우상의 정치학

9번째 강의… 그림이란 무엇인가
파문 이후, 라깡과 파문당한 자들의 공동체

『세미나 11』은 라깡이 국제정신분석협회로부터 파문당한 1964년에 시작되었다. 공동체를 위협에 빠뜨렸다는 이유로 추방당한 소크라테스나 스피노자 또는 마르크스의 숙명이(이들은 문자의 힘으로 그들이 속했던 공동체를 흔들어 붕괴시켰고, 그 죄로 추방당하였다는 의미에서 라깡의 선조들이다, 그에게도 찾아왔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파문으로 인해 공동체로부터 쫓겨난 라깡, 그리하여 “속지 않는 자들의 방황(les non-dupes errent”하는 삶을 시작해야만 했던 라깡의 목소리를 추적하는 글이다. 이전과는 사뭇 다른 비장함이 느껴지는 것도 라깡이 처한 이러한 운명에서 비롯되었음은 물론이다.

인간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것이 타자의 윤리와 규범의 권력이라고 간주하는 태도. 그러하기에, 진정한 윤리란 모든 윤리를 거부하는 투쟁 속에서만 실현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가장 급진적인 윤리학-인간학을 추구했던 라깡에게 어쩌면 이러한 운명은 예견된 것이기도 했다. 그것은 한마디로 자칭 프로이트의 후예들 대부분이 인간과 자아를 이미 존재하는 하나의 셈해진 상황으로 가정하려는 관점으로부터 완전히 이탈하는 시도였다. 프로이트의 문자들을 낡은 관념의 체계 속에 묶어 버리려 했던 프로이트 후속 세대들의 보수주의적 정치성에 맞서 라깡은 그것을 ‘실재’에로 다시금 개방하는 급진적 정치성을 추구했다. 라깡의 프로이트 해석은 정신분석 자체를 20세기의
가장 급진적인 사상에 의해 재구성해 내는 해체와 발명의 과정이었던 것이다. 그가 추구했던 정신분석 임상은 심지어 프로이트조차 망설임 속에서 매달렸던 고전적 정신분석 임상의 개념과도 다른 “실천praxis”이라는 사실이었다. 만일 의료 행위가 아픈 사람의 상처를 치유하여 그가 아프
기 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라면, 라깡의 임상은 그와는 전혀 다른 언어-정치적 실천이라는 의미에서 “실험문학적 실천”이었다. 정신의학의 보수주의적 태도를 비판하고 그로부터 벗어나려는 이러한 라깡